21대 대통령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각당 후보들이 행정수도 공약을 쏟아내고 있어 어느 때보다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행정수도 완성은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한 상징적인 의제로 떠오르자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충청 민심을 공략하기 위해 저마다 '행정수도 완성의 적임자'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표심 몰이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10대 공약의 여섯번 째 과제로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임기 내 건립과 이전한 공공기관 정주 여건 개선 및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을 약속했다.
지난달 19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도 "헌법 개정과 국민적 합의라는 난관도 있겠지만 사회적 합의를 거쳐 대통령실과 국회의 완전 이전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10대 공약의 네 번째로 '광역급행철도(GTX)로 연결되는 나라, 함께 크는 대한민국'의 하부 공약에 '국회 완전 이전' 및 '대통령 2집무실 이전'을 담았다.
김 후보는 지난 1일 세종시를 방문해 최민호 시장과 만나 "대통령실과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은 행정 효율화 측면에서도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은 자신이 지휘하는 공무원과 같이 있어야 한다"며 "국민이 편리하고 지역이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는 일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공약으로 행정수도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난달 21일 세종시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면서 "세종시의 비전은 수도권의 분산, 행정 기능의 집중으로 인한 효율화를 이뤄내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취임 이후 바로 세종시에 의사당과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후보들이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내놓고 있으나 역대 대선에서도 제기됐던 행정수도 완성이 실현되지 않아 이번에도 대선 과정에서 활발히 논의되다가 흐지부지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각 정당 경선 과정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던 행정수도 논의는 본선이 시작되면서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후보들은 경선때와 달리 용산 대통령실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세종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장기적인 관점', '사회적 합의' 등 물러서는 표현이 나오자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시민단체와 세종시가 적극 나서고 있다.
황순덕 세종사랑시민연합회 부회장은 "과거 대통령들도 행정수도를 완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하나도 되지 않았다"며 "행정수도 완성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미래 발전을 위한 것이고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시와 세종사랑시민연합회는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 '행정수도 완성 10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해 6월까지 서명을 받고 있다.
세종사랑시민연합회는 지난 13일 국회 도서관에서 ‘행정수도 세종 완성 대선공약 공동기획 세미나’를 열고 각 정당의 행정수도 완성 공약 의지를 확인한 뒤 행정수도 필요성과 실행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행정수도를 완성하는 방법으로 법적 지위 확보와 기능적 보완 등 두 가지 방안이 거론됐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은 국회본원과 대통령실의 세종 설치를 규정하는 내용을 담은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특별법’을 5월중에 발의할 예정이다.
강준현 의원은 본보와 통화에서 “특별법으로 다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는 절차를 거친다면 20년이 지나 재판관들의 견해가 달라질 수 있어 관습법을 근거로 헌재가 위헌 판결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마련된 발의 법안 내용에 대해 충청권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중앙당 정책 본부와 논의 과정을 거쳐 5월중에 발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행정수도 완성과 관련, ”대통령 후보들이 행정 수도 완성에 대한 강한 의지와 약속을 했다”면서 “지금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예산만 마련하면 대통령 2집무실과 국회의사당을 이전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개헌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이 최선의 길이지만 국회의사당 분원과 대통령 2집무실을 우선 세종시에 설치하고 추후 법안 마련으로 실질적인 행정수도를 완성하면 된다“고 말했다.세종 윤여군 기자 yyg590@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