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이 선택하면 당선된다’는 등식이 이번 21대 대선에서도 입증했다.
특히 ‘대선 족집게’로 통하는 충북은 역대 대선의 승자를 모두 맞춘 유일한 광역단체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중원의 선택은 또다시 ‘정권 교체’였다.
21대 대선에서 세종·대전·충북·충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2022년 20대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며 정권 교체를 이끌었던 이 지역 민심은 또 정권 교체 카드를 꺼냈고, 이번엔 민주당이었다.
세종은 이 후보 55.62%, 김 후보 40.58%, 대전은 이 후보 48.50%, 김 후보 40.58%, 충북은 이 후보 47.47%, 김 후보 43.22%, 충남은 이 후보 47.68%, 김 후보 43.26%로 이 후보가 4개 시·도에서 모두 이겼다.
선거구별로는 충청권 36곳 중 21곳에서 이 후보가 승리했다.
대전·충북·충남은 이 당선인의 전국 득표율(49.12%)과 비슷하다.
대전·충북·충남은 역대 선거마다 유동적인 표심을 보이며 판세를 좌우해왔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민심 바로미터’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충청권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대권을 잡는다’는 공식은 또 지켜진 셈이다.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1987년 이후 이번까지 9차례(13~21대) 치러진 대선에서 충북이 더 많은 표를 준 후보가 모두 당선했다. 대선 승리 일치율이 100%인 광역단체는 충북이 유일하다.
대전·충남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대통령이 오르지 못한 사례는 단 한 번뿐이다.
지역감정이 극심했던 1987년 13대 대선으로,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후보는 충남에서 45.03%를 얻으며 1위를 기록했지만, 전국 득표율 8.6%에 그치면 낙선했다.
이를 제외하면 대전·충남의 선택은 늘 정권의 향배를 가늠하는 신호탄이 됐다.
역대 대선 결과가 증명한다. 20대 대선에선 대전과 충남·충북은 윤석열 후보를 선택하며 그의 대통령 당선의 토대를 만들었다.
당시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0.73%포인트(p)에 불과했지만, 대전에서는 3.11%p, 충남에서는 6.12%p, 충북에서는 2.04%p 격차가 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대전에서 42.93%, 충북에서 38.61%, 충남에서 38.62%를 얻으며 청와대 입성의 기반을 마련했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각각 51.55%와 48.02%의 최종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 후보는 대전과 충북, 충남에서 각각 49.95%와 56.22%, 56.66%를 얻어 49.70%와 43.26%, 42.79%를 얻은 문 후보를 누를 수 있는 기반이 됐다.
15대 대선과 16대 대선에서 충남 출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호남 출신 김대중 후보와 영남 출신 노무현 후보에게 연달아 패배했다. 이회창 후보는 두 번의 대선에서 대전과 충남 어디서도 1위 득표를 하지 못하는 등 이 지역에서의 열세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전문가들은 대전과 충남·충북 유권자들이 특정 정당보다는 인물과 실리를 우선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한다.
이념이나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이익에 따라 지지여부를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지영수 기자 jizoon11@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