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중환자실에 몇 개월 누워 지낼 때는 동네 골목길이라도 한 바퀴 돌아봤으면 하고 화려한 외출을 꿈꾸기도 했다. 그런 탓일까, 가족여행을 하자는데 이내 콧등이 시려왔다. 손자손녀 앞세우고 하는 여행은 이번이 마지막일 듯싶다. 말이 나오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여행일정은 잡히고 모두들 휴가까지 받아 놓았다.부산항 신터미널에서 후쿠오카 시모노세끼 행 부관훼리호에 올랐다. 떠나기에 앞서 아들은 군기를 잡듯 규칙을 세웠다.“이번 여행 중에는 무엇을 하든 할머니께 먼저 여쭙고 시행하는 거다”무엇을 알까마는 증손녀 코 흘리개들 까지 규칙에
동양에세이
김진수
2017.06.04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