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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아내와 감자를 캤다. 작년 가을 감자를 사다 요리로 쓰고 박스 안에서 겨울을 견딘 감자가 싹이 조금씩 자라고 있기에 밭에 심었는데, 그게 자라서 이처럼 알이 굵고 많은 감자가 열리다니 참으로 자연이 위대하며 농사는 천하지대본이란 표현이 적절하다 싶었다. 우리 둘은 감자를 캐며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자연에 감사했다. 많은 양도 아니다 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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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5.11.2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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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겨울이 다가 오고 있다. 겨울이 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야외 활동량이 줄어들지만, 스키나 스노보드, 아이스 스케이팅처럼 시즌에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는 오히려 늘어난다. 이러한 겨울철에만 느낄수 있는 속도감과 성취감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정형외과 의사에게 겨울은 ‘부상 시즌’이기도 하다. 실제로 주요 병원 응급실은 12월부터 2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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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5.11.2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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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 여자가 다른 병원에 장염증상으로 입원한지 일주일 만에 두통과 구토를 일으키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로 전원되었다. 뇌 CT를 시행하고 지주막하 출혈, 뇌동맥류 파열로 확인되어 뇌혈관조영술, 코일색전술을 시행하고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 중이다. 그런데 5년전 머리 MRI를 찍었고 당시에 뇌동맥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동안 가볍게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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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5.11.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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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 언론사의 기사를 통해 몽골 출신 이주노동자의 산재 피해 사건을 알게 되었다. 그는 한국에서 일한 지 7년째 되던 해에 산업 현장에서 화상 재해를 입어 두 팔을 잃었다. 이후 6년 동안 계속된 통증을 참으며 치료와 재활을 거듭하고 있는데 그의 팔을 잃게 한 회사 대표와 현장 팀장은 지금껏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았고, 손해배상도 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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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5.11.2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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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4050은 니체(1844~1900)에 빠졌다는 말들을 자주 듣는다. 그건 아마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도 견딜 수 있다.”고 말한 그의 주장에서 온 말일 것이다. 그는 생철학과 실존주의의 선구자로 불린다. “신은 죽었다”라며 유럽의 기존 가치체계붕괴를 꼬집어 표현 건, 기독교 국가체제의 붕괴로 볼 때 ‘흥미를 끈(I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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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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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두만강유역에서 자기시대에 충성하다가 순국한 사람의 일화가 있다. 다음은 김정구(1916~1998)가 부른 〈눈물젖은 두만강〉에 관련된 사연이다. 1933년 이시우(1913~1975)는 유랑극단 “예원좌”를 이끌고 두만강유역인 도문(圖們)의 만춘여관에서 숙박하는데, 옆방에 투숙한 여인이 통곡한다. 주인이 말하기를, 남편을 찾아 10년을 떠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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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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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가를 흔든 AI 활용 시험 부정 사건은 단순히 학생 개인의 윤리적 문제로 치부될 수 없다. 국내외 대학에서 발생한 유사 사례들은 대학 평가 시스템과 교수 중심 교육의 근본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AI를 이용한 부정행위는 단순히 시험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대학이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가라는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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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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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야마나시 현립 박물관에서 여러 권의 책을 보내왔다. 그중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머리가 두 개 달린 까마귀 그림이었다. 『이치가와 마을 콜레라 유행 일기』에 실린 그림으로, 흰색과 검은색 두 개의 머리를 가진 기묘한 새였다. 2020년 야마나시 현립 박물관은 이 새를 ‘예언의 새’라는 이름으로 SNS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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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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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가족 구성원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한 나라의 국민으로, 그리고 세계인으로 가꾸고 지켜야 할 일정한 도리와 규범의 울타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울타리는 공동체를 지켜주는 보호막임과 동시에 넘지 말아야 할 경계선이기도 하다. 살다 보면 때로는 경계선에 너무 가까워지기도 하고 또는 경계선을 넘어서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흠칫 놀라며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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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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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곧 다가올 12·3 비상계엄 1년에 맞춰 당시 상황을 정리하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 벌써 반년 가까이 수사기관의 진술조서와 재판기록을 읽고 정리하면서 당혹스러운 현상을 발견했다. 계엄이 선포되던 날, 대한민국은 온통 술판이었다. 국회에 난입한 특전사의 경우, 가장 많은 부대원인 120여 명이 국회 본청에 투입된 1공수여단 2대대는 원래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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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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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가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12일까지 청주시의 인근에 위치한 세종시 조치원읍 일원에서 열렸다. 세종시는 '2027년 제1회 한글 비엔날레' 개최를 앞두고 사전에 시민들에게 축제 분위기를 확산하고 방향성 등을 정립하기 위해 '2025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를 개최하여 한글의 조형적 예술성과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한글 문화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고 프레 한글 비엔날레 행사의 성격을 밝히고 있다.앞으로의 국제적인 행사를 대비한 사전 행사로서 정식 행사를 하기 전에 테스트 삼아 미리 만들어 보고 그 결과를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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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5.11.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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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건조와 더불어 피부의 탄력도 떨어지고 갈라지며 푸석거리는 계절이다.오늘은 우리를 괴롭히는 불청객을 소개할까한다.바로 가려움증이다.소양감(搔癢感 : 긁을 소, 가려울 양) 혹은 소양증 이라고 표현하며, 이름만 들어도 몸이 움츠러들고 왠지 불편해진다. 갑자기 피부 이곳저곳을 긁고 싶은 느낌은 나만의 느낌일까?가려움증은 왜 발생할까?의학적으로 히스타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히스타민은 알레르기 반응이나 염증에 관여하는 화학물질이다. 면역계 세포에서 항원항체 반응으로 유리된 히스타민은 기관지 수축(알러지성 천식), 모세혈관 확장, 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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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5.11.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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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겨울(1967년), 유리창 바깥으로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그랬다. 졸업식 노랴 합창의 와중에도 때까치 몇 마리 날개를 퍼덕이는데.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그 대목은 사실이었다. 졸업식 행사는 지겨웠지만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처럼 졸업은 슬픈 것이었다. 여자들은 벌써부터 울먹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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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5.11.0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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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의 위기는 더 이상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228개 기초지자체 중 80% 이상이 인구감소 위험 단계에 들어섰다. 인구가 줄면 소비가 줄고, 지방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사회서비스 공급이 약화된다. 지역의 산업생태계는 무너지고, 교육과 의료 수준은 낮아지며, 청년들이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국가 전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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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5.11.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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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철학은 늘 좋은 대우를 받지는 못한다. ‘철학이 있는 관리자’라거나 ‘철학이 있는 교사’와 같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철학에 대한 평가가 있기는 하다. 그런데 많은 경우 철학자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 폄하되고 그러다 보니 자신의 자녀가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겠다고 하면 대체로 고민에 빠진다. 물론 로스쿨이 생긴 이후에 그 입학시험에서 논리적 판단력과 글쓰기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실용적인 이유로 철학과에 진학하는 사람들이 조금 늘기는 했다.‘철학이 무엇일까?’라는 물음이 내게 던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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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5.11.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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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몇 년 사이에 여러 명의 연예인들이 악플 때문에 저세상으로 떠났다. 악플은 사이버 범죄의 일종으로 인터넷상에서 비방이나 험담을 하는 악의적인 댓글을 말한다. 악플은 언어폭력으로 근거를 갖춘 부정적 평가와는 구별해야 한다. 악플은 법적으로 제한되기도 하는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또는 형법에 의해 규제되고 있다.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든지, 자신의 가치관이나 생각이 다르다는 주장을 표현 할 수는 있다.그러나 익명으로 암흑의 커튼 뒤에 숨어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이나 막말로 상대방의 심장에 비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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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5.11.0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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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0월 15일 토지허가거래지역을 확대하는 등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했다. 서울 노원구·강북구·도봉구 등 이른바 강북 3구를 포함해 전 지역이 토지 허가에 묶여 버렸고 심지어 경기도도 북부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정부는 은행 빚으로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해 대출부터 조였고 거래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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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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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는 지금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산업전환이라는 이중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생산연령인구의 감소와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은 지역 산업의 기반을 흔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제조업, 농축산업, 서비스업 전반에서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력위기 속에서 외국인 인재는 새로운 해법이자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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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5.10.2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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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생각보다 명의신탁을 많이 한다. 어느 날 친구로부터, 혹은 가족들로부터 ‘미안한데 니 명의 좀 빌려줘. 내가 땅을 하나 샀는데 세금 문제가 있어서 부동산 등기부에 소유자 명의만 잠깐 니 앞으로 해놔줘라. 등기 비용이랑 세금 같은 건 당연히 다 내가 낼게’란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면 바로 이게 전형적인 부동산 명의신탁이다. 먼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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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5.10.2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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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의식주가 아닐까?세가지 중에 한가지라도 없다면 몹시 불편하여 생활해 나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중에 기거하는 주택이야말로 가정을 꾸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삶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지구상에서 생명을 가지고 활동하는 동물들과 조류도 집을 가지고 가족을 꾸린다. 토끼도 굴을 가지고 있고 뱁새도 갈대나 억새 숲에 아담하고 튼튼한 집을 가지고 있다.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새끼를 품고 기르거나 밤에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집을 가지고 있다.사람도 마찬가지여서 혹독한 더위와 추위에도 지역에 맞는 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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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5.10.27 1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