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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추운 겨울에 시작해 봄이 지나가고 6개월이 지난 여름이 되어서야 20회의 칼럼이 끝이 났다. 클래식음악을 다양한 독자층이 알기 쉽게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마음 속에 몇 가지 고민이 생겨났다. 클래식을 지루하지 않게 전달할 수 있을까? 누구나 아는 클래식 음악을 평범하지 않게 소개할 수 있을까? 세계 역사를 아우르는 클래식음악을 정확하게 써내려 갈 수 있을까? 작곡을 시작했던 중학생 시절 즐겨 불렀던 한국 가곡을 시작으로 수많은 클래식음악을 접할 수 있었던 예고, 음대 재학 시절이 있었지만, 이후 영화와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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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7.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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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고전과 낭만음악이 풍미했던 18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유럽에 유수의 훌륭한 음악가들이 등장했으나 유난히 영국에서는 이렇다하게 이름을 남긴 음악가를 찾기 어렵다. 이렇게 유럽의 음악들에 묻혀있던 시기, 20세기를 시작하며 영국인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안겨준 이가 있었으니 바로 영국의 대표적인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1857-1934)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연주곡 ‘사랑의 인사’로 잘 알려져 있는 엘가는 후기 낭만주의음악가로 고전음악에 영국의 민족주의 요소들을 배치하여 당대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영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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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7.2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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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20세기 말엽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뉴에이지’음악을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조지 윈스턴, 야니, 유키 구라모토 등이 연주한 음반이 수없이 팔리고 영화, 광고, TV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빈번하게 사용되어 그야말로 ‘뉴에이지’의 시대를 열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러한 음악이 이미 백여년 전에 작곡되었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낭만시대 후기에 드뷔시, 라벨, 피카소 등과 함께 어울렸던 에릭 사티(Erik Satie, 1866-1925)에 대한 이야기이다.사티는 19세기말부터 1차 세계대전(1914)이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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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7.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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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김미나 기자]2022년 6월, 제 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18세 소년인 한국의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역대 최연소로 1등을 거머쥐게 된다. 준결선에서 고난이도로 불리는 리스트의 초절기교 12곡을 모두 쳐낸 그가 결선 무대에서 선택한 곡은 일명 ‘피아니스트의 무덤’으로 불리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었다. 함께 무대에 오른 오케스트라 지휘자에게도 큰 감동을 선사한 이 연주는 피아노곡의 난이도에 있어 가히 1위에 오를만한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이었다.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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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나
2022.06.3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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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매우 난해한 음표 속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음악”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1937)의 음악을 설명하는 말이다. 라벨은 드뷔시와 함께 낭만주의에서 현대음악으로 넘어가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곡가이다. 드뷔시와 라벨은 고전과 낭만 시대를 주도했던 장단조 음계를 배제하고 선법이나 온음계를 선호하여 사용하는 등 다양한 색채의 음악을 추구하여 인상주의로 분류되기도 한다.라벨은 스페인과 국경에 맞닿은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음악 애호가였던 철도기사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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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6.2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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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피아노 음악들 중에는 화려한 기교, 방대한 스케일, 빠른 템포 등의 이유로 꽤 괜찮은 피아니스트도 치기 힘들다는 ‘난제’로 불리는 곡들이 있다. 리스트의 몇몇 음악도 이에 포함된다. 화려한 음악과 퍼포먼스, 그리고 까다로운 테크닉을 사용하기로 유명한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는 작곡뿐만 아니라 피아노 연주도 뛰어나 ‘하늘이 내린 피아니스트’라 칭송받기도 했다. 헝가리 출생으로 그의 아버지 아담 리스트는 하이든이 30년간 근무했던 에스테르하지 백작 가(家)의 집사였다. 리스트가 태어날 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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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6.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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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교향곡의 아버지’, 고전주의 스타일의 기악 양식을 확립한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Franz Joseph Haydn, 1732-1809)을 이르는 말이다. 고전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들을 비교해 볼 때, 베토벤은 9곡, 모차르트는 40여곡을 쓴 데 반해 하이든은 100곡이 넘는 교향곡을 작곡했다 하니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오스트리아 근교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하이든은 마차바퀴를 제작하는 아버지, 귀족들의 부엌일을 돕던 어머니, 많은 형제들과 함께 그리 넉넉지 않은 집안에서 자랐다. 어려운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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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6.0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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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만일 날카롭고 빠른 음들이 나쁜 것이라면, 비발디는 속죄해야 할 것이 많다.”영국의 작곡가 찰스 버니는 그의 저서 「일반음악사(A General Histort of Music, 1776)」에서 비발디에 대해 이렇게 서술하였다.바이올린 협주곡 ‘사계’로 유명한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 1678-1741)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태어나 일생의 대부분을 그 곳에서 보냈다. 산 마르코 대성당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비발디의 아버지는 일찌감치 아들의 음악적 재능을 알아보고 바이올린을 가르쳤으나 집안이 넉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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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5.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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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로 바흐와 헨델을 들 수 있다. 같은 해에 태어난 동갑내기 작곡가인 이 두 사람은 동시대를 살면서 서로 다른 음악을 추구하고 다른 생애를 살았으며 평생 서로 만난 적 없지만 바로크 음악의 주축을 이루는 작곡가였다.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Georg, Friedrich Händel, 1685-1759)은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으로 귀화해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로 생을 마감했다. “할렐루야”라는 곡으로 유명한 ‘메시아’는 헨델의 대표적인 작품이지만 기악곡과 종교음악에 열중했던 바흐와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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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5.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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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한창이다. 오페라는 대중들이 다가서기 어려운 장르라는 선입견을 갖는다. 대학시절 선배가 오페라단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덕분에 오페라 ‘나비부인’ 티켓을 얻어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 앉아 무척이나 기대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나비부인’의 서정적인 아리아 외에는 거의 기억하지 못했으니 아마도 반쯤은 눈을 감았던 탓이다. 이 경험 이후에 무의식적으로 오페라 공연관람을 멀리하게 되었고 나이가 들면서 다시 활동하는 지인 성악가들의 오페라 공연을 관람할 기회가 종종 생기게 되었다. 슬픈 사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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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5.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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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러시아 선수의 금메달 시상식에서는 러시아국가(國歌)가 아닌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이 흘러나왔다. 2019년 도핑샘플 조작에 대한 처분으로 4년간 모든 국제대회에 국가, 국기를 사용할 수 없었던 러시아는 러시아의 국가대신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택하였다. 러시아임을 표현하는 강력한 차선책으로 그의 음악을 선택한 것이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Piotr Ilyitch Tchaikovsky,1840-1893)는 러시아에서 가장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는 작곡가이다. 러시아 문학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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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5.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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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음악은 하느님께는 영광이 되고 인간에게는 기쁜 마음을 갖게 한다.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고 마음을 신선하게 하는 힘을 부여하는 것은 모든 음악의 목적이다.”요한 세바스찬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가 본인의 음악을 두고 한 말이다. 바흐의 음악은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에게조차도 경건하고 신성하며 거룩한 느낌이 들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바흐는 모차르트, 베토벤과 함께 ‘가장 위대한 음악가’라는 칭호를 받는 작곡가이다. 바흐의 음악은 발표 당시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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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4.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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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낭만, 로맨틱, 서정적. 이런 의미의 단어들을 접할 때면 늘 쇼팽의 음악이 떠오른다. 그의 음악은 그야말로 감성적이고 서정적이며 로맨틱하고 낭만적이다. 밤을 떠올리게 하고 자연을 상상하게 하며 금새 눈물짓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녹턴, 왈츠, 즉흥곡 등 그의 수많은 피아노곡들 중 대중에게 유명한 곡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 가운데 다양한 감성이 함께 담겨있는 곡, 그의 첫 번째 발라드곡인 ‘발라드 1번 g단조’를 소개하고자 한다. 프레데릭 쇼팽(Fryderyk Chopin,1810-1849)은 프랑스인인 아버지와 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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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4.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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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많은 음악가들의 생애를 들여다보면 뛰어난 재능은 갖고 태어났으나 안타까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태어나면서부터 소위 금수저라 불리는 환경을 다 가진 음악가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1809-1847)이다. 멘델스존은 독일 함부르크의 명망 있는 유태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조부인 모제스 멘델스존은 독일의 철학자로 유태인 계몽주의 운동의 선구자였으며, 아버지 아브라함 멘델스존은 금융업에 종사하는 부유한 은행장이었다. 독일의 유명 철학자인 괴테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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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4.1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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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음습하고 우울한 독일적 분위기를 단번에 날려버리는 찬란한 태양의 음악”독일의 시인이자 철학가인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가 오페라 ‘카르멘(Carmen)’에 보낸 찬사이다. ‘카르멘’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집시 여인 카르멘과 보수적인 군 장교 돈 호세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다룬 오페라이다.그리스 비극에서 기원해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던 오페라는 이후 세속적인 내용과 결합하게 되면서 대중에게 친밀하게 다가가게 되고 바로크, 고전, 낭만 시대를 거쳐 유럽에서 그야말로 전성기를 누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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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3.3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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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달빛을 보면 떠오르는 음악, 달빛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심상이 있다. 이를 표현한 음악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1862-1918)의 ‘달빛’과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의 ‘월광’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림을 보고 그 색감에 취하듯, 이 두 개의 음악은 음악의 색채를 한껏 발산해 듣는 이로 하여금 생각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적인 곡들이다. 작곡가들이 전혀 다른 시대에 살다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클로드 아실 드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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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3.2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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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왈츠는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된 3/4박자의 고전 춤곡이다. ‘돌고 돈다’는 뜻의 독일어 ‘Walzer’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두 남녀가 동그랗게 돌며 추는 춤으로 19세기 유럽의 사교계를 장식했던 춤 양식이다. 고전 왈츠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빈 왈츠(Wiener Walzer)’이며 지금도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댄스교습을 받은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빈 무도회장에서 왈츠를 출 수 있는 무대가 열리곤 한다.왈츠의 고향으로 불리는 빈에 ‘빈 왈츠’라는 양식이 자리 잡도록 기여한 부자(父子)가 있었으니 바로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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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3.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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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은 고전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음악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악성(樂聖)이라 불리는 칭호에 걸맞게 고단한 인생사에도 불굴의 의지로 수많은 명곡을 남겼던 그이다. 베토벤은 하이든, 모차르트와 함께 고전주의가 표방하는 절대음악을 완성하기 위해 곡의 전개방식과 화성 양식을 확립하였을 뿐 아니라 낭만주의 음악의 면모도 보여 ‘고전에서 낭만으로’의 길을 연 사람으로 기록된다.베토벤은 궁정음악가인 할아버지, 그의 뒤를 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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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3.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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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내 귀는 이제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내 나라를 위해 이 작품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체코의 민족주의 음악가인 베드리히 스메타나(Bedrich Smetana, 1824-1884)가 교향시 을 작곡하며 남긴 말이다. 스메타나는 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드보르작과 함께 체코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꼽힌다. 스메타나가 드보르작보다 17년 연상이고 그가 국민극장에서 지휘하던 시절 드보르작이 그 단원이었다 하니, 그의 말 대로 스메타나는 ‘체코 민족주의 음악의 시초’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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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3.0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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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창백한 얼굴에 깡마른 체구, 빛나는 눈빛의 사나이가 바이올린을 들고 무대 위에 등장한다. 그가 바이올린을 켜는 자세는 어색하기 짝이 없다. 악기는 땅을 향해 축 처져 있고 오른손목이 심하게 구부러졌으며 팔꿈치는 너무 높이 올라가있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내는 바이올린 소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화려하며 놀라운 기교로 가득하다. 그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악기에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간하기조차 쉽지 않다.”파가니니에 대해 남겨진 기록이다. 니콜로 파가니니(Nicolo Pagan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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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2.24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