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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2025 충북교육박람회의 개막식 퍼포먼스에 초대를 받아 현장을 찾았다. 4박 5일간의 여정으로 막을 내린 이번 충북교육박람회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자리였다. 공문과 포스터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규모로 열린 현장에는 각급 학교 학생들의 다채로운 작품 전시가 이어졌고, 직업 부스와 에듀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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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태 기자
2025.11.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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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무의식적으로 하는 언어 생활 속에는 보석처럼 빛나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환경’은 ‘둘러싼 환(環)’과 ‘지경 경(境)’으로 이루어져, 주변과 경계를 아우르는 뜻을 품는다. ‘경제’라는 두 글자에는 ‘다스릴 경(經)’과 ‘건널 제(濟)’가 들어 있어, 세상을 조화롭게 다스리고 어려움을 건너는 지혜를 전한다. 이렇듯 단어를 구성하는 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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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태 기자
2025.11.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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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사말 속에 ‘평생학습’이란 단어가 자주 들린다. 이제는 나이와 경계를 넘어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진정한 평생학습의 시대가 열렸다.우리나라 평생학습은 1970년대 초·중·고를 지역사회에 개방하며 학교를 평생교육의 장으로 활용한 데서 시작됐다. 이후 시·도교육청 산하 공공도서관이 지역 주민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학습의 문이 넓어졌다.1990년대에는 대학 평생교육원이 설립·확대되며 전문적인 평생교육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됐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시·군·구 평생학습관과 시·도 평생교육진흥원,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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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태 기자
2025.11.0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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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등산과 캠핑의 계절이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취미가 많은 나에게 산에서의 캠핑은 무척 매력적인 활동이다. 특히 지리산을 좋아해, 운이 좋게 대피소 예약이 되면 1박 2일 산행을 즐기기도 한다. 그런 나에게 7박 8일 동안 산에 머무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졌다. 대학원 교수님께서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에 함께 가자고 제안하신 것이다.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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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태 기자
2025.10.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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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웰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 의미가 여전히 외형적 관리 중심으로 좁혀지는 경향이 있다. 잘 먹고 잘 쉬는 것이 곧 건강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정신적 회복, 사회적 관계, 일상 참여 능력이 건강의 핵심 요소임을 간과하기 쉽다. 경쟁 중심의 교육과 노동 환경, 급속한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정신건강 문제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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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태 기자
2025.10.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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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 속에서 수많은 글자와 정보를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글자 너머에 담긴 사람됨의 의미를 깊이 생각할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 한자와 한문은 단순한 옛날의 지식이 아니라, 글자를 넘어 사람의 마음과 인성을 닦는 소중한 배움의 길이다. 논어에서 공자의 가르침을 떠올려 보면 공자는 제자들을 모두 똑같이 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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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태 기자
2025.10.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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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꼭 경쟁으로만 이루어져야 할까? 아니, 협력 속에서도 더 깊은 배움이 가능하지 않을까? 얼마 전 교실에서 학생들이 모둠을 이루어 자료를 함께 읽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다. 각자의 강점이 달라 누군가는 자료를 분석하고, 또 다른 학생은 의견을 정리하며 발표를 준비했다. 혼자였다면 떠올리지 못했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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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태 기자
2025.09.2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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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에는 금척(金尺)에 대해, 신이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에게 금척을 주며 "이것은 왕의 증표이니 길이 자손에게 전하라, 백성 가운데 아픈 이가 있으면 이 자로 재어 치료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왕은 금척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며, 하늘로부터 선택된 자임을 강조한다. 이와 유사한 이야기는 혼란의 시기인 고려말 다시 등장한다. 이성계는 남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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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태 기자
2025.09.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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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더 늦기 전 교육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얼마 전에 참석한 연수 중 교사들을 위한 공연이 있었다. 그런데 공연 중 많은 곡이 진혼곡, 위로곡이었다. 현재 사회에서 사람들이 교사들을 바라보고 있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걱정말아요그대’라는 곡을 들으며 위로받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 걱정 없이 교육에 전력을 다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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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수 기자
2025.09.0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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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다양한 직업을 거쳐 간호학과에 다시 도전하는 유턴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기업에서 일하던 문 모 학생은 간호사로 일하며 보람을 느끼는 어머니를 보며 자신의 길을 재설계하기로 했다. 문 모 학생은 “어머니가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모습을 보며 간호사라는 직업의 가치를 새롭게 느꼈다. 간호학은 단순한 학문을 넘어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일이라는 점에서 저를 끌어당겼다”고 말했다.박 모 학생은 국문학과 사회복지학 학사 학위를 가진 후 검찰청에서 다년간 근무한 경력을 뒤로하고 간호사라는 새로운 꿈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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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12.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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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지난 8월 말, 부모님과 동생 2명과 보은 만수계곡에 갔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부모님께서 추우실까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당일에는 너무 더워서 그늘을 찾아다녀야 했다.30년쯤 전에 만수계곡을 다녀갔다는 아빠는 만수계곡의 예전 모습을 떠올리며 지금의 모습과 비교하면서 옛 기억을 끄집어내셨다. 가족여행은 주로 부모님께서 안 가보신 곳으로 가는데 젊으셨을 때를 회상하시는 모습을 보면 예전에 가 보신 지역을 여행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달리는 차 안에서도 멀리 있는 나무를 보며 봄에는 두릅이, 가을에는 도토리가 달린 것까지 말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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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12.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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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지난주, 학교 교직원 선생님의 차를 탈 기회가 있었다. 그 차는 바로 수소승용차였다. 기존의 내연기관차나 전기차와는 달리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이 차는 먼 미래의 기술처럼 느껴졌던 수소차의 사용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보여줬다. 선생님은 5kg의 수소로 약 60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속도로와 도심을 넘나들며 긴 거리를 운전할 때 매우 효율적인 성능이다. 그러나 수소차의 가장 큰 단점은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아직 수소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확충되지 않아 충전소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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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12.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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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올해 상반기에 학생수련원에서 교직원 힐링 연수를 한다는 안내를 받고 법주사에서 실시한다는 템플스테이에 관심이 있어 신청하고 기다렸다. 워낙 지원자 수가 많아 당첨되리라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후에 연수에 지명이 됐다는 문자를 받고 잠시나마 희열을 느꼈다. 템플스테이 그동안 말로는 많이 들었지만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은 처음이라서 걱정 반, 기대 반 두근거리고 설레기도 했다.올가을 어느 날 점심 식사하고 잠시 업무는 뒤로한 채 템플스테이가 개최되는 보은 속리산 법주사로 향했다. 국도를 타고 서서히 가는 데 잠시나마 삶의 여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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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12.0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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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AI 번역 프로그램의 유려한 번역 솜씨에 감탄하다가 문득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됐다. AI 기술이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는데, 장차 우리 아이들이 설 자리가 있을까? 몇몇 SF 영화가 보여줬던 것처럼,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AI 기술이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을 디스토피아로 만드는 것 아닐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두려움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지만 막내 아이의 천진난만한 얼굴을 보면서 두려움을 애써 눌러 지웠다. AI는 어디까지나 도구이고, 도구를 어떻게 쓸 것인지는 결국 우리 인간이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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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12.0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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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Simple is the best’ 단순한 것이 가장 탁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온 나는 한때 삶을 관통하는 문장이나 명언에 매력을 느껴 그것들을 한창 수집한 적이 있다. 보통은 독서와 인터넷 서핑을 통해 우연히 명언들을 접하지만, 교실에서도 유독 생각이 깊고 현명한 아이들과의 대화 혹은 글쓰기 숙제를 읽으며 명언을 만날 때도 있는데 이렇게 초등학생을 통해 만난 문장들은 왠지 모르게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인간의 감정은 누군가를 만날 때와 헤어질 때 가장 순수하며 가장 빛난다.(장 폴 리히터), 몇 년 전 6학년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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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11.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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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유난히도 추웠지만 등교하는 아이들의 미소 속에서 따스함이 느껴지던 지난 3월, 낯설음과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올해 부임한 청주 동주초에서 IB 교육과의 첫 만남을 가졌다.동주초는 2023년 IB 연구학교를 시작으로, 올 7월 준비학교로 선정됐고, 9월 충북 최초로 IB 관심학교로 등록했다. 2025년 9월에 후보학교를 거쳐 2027년에 월드스쿨로 인증받을 수 있는 로드맵을 수립하고 추진할 계획이다.월드스쿨로의 여정을 시작한 동주초 교육가족은 IB에 대해 함께 깊이 탐구하고 이해를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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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11.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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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필자는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큰 누나와 14년이라는 나이 차가 난다. 어린 시절 의문이 들었던 것은 큰 누나를 집에서 부르는 실제 이름과 가족관계증명서의 이름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큰 누나 출생 당시 아버지가 불러주신 이름을 면사무소 서기(공무원)가 잘못 알아듣고 착각해서 들리는 대로 호적등본에 등재한 것이다. 지금이야 모든 것이 전산화됐으나, 6.25 전쟁 직후인 그 당시에는 위와 같은 일들이 비일비재했으리라. 단순한 에피소드이기도 하지만 그 당시 면사무소 서기가 가진 권한이 상당했음을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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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10.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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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2024년, 한국의 전문대학들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인구 감소, 기술 혁신, 그리고 산업 변화가 맞물리며 교육의 역할과 방향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지역 전문대학은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도,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전문대학은 단순히 교육을 제공하는 곳이 아니다. 지역사회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지역 산업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과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에서 바로 활용가능한 기술 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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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10.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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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그 시절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그러하듯 우리 어머니 또한 대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던 것이 평생의 한이 되어 없는 살림에도 무조건 딸래미 대학 진학을 고집하셨다. 수시로 교사나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셨던 어머니에게 나는“철밥통이 되기 싫어”라고 호기를 부렸지만, 막상 대학을 졸업하니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졸업과 동시에 나는 백수가 됐다. 국민에 대한 봉사 정신과 나랏일을 한다는 사명감보다는 백수 탈출을 위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도전한 공무원 시험에 단박에 합격해 얼떨결에 어머니에게 최고의 효도를 하게 됐다. 행정고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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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10.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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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잘 가르치겠습니다. 잘 취업시키겠습니다”라는 명확하고 실천적인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충북보건과학대학교는 충북에 자리한 대표적인 보건의료 및 과학계열 특성화 대학이다. 8년 연속 충북 내 취업률 1위를 기록하며, 학생과 지역사회 모두에게 깊은 신뢰를 얻고 있다. 특히 졸업생들의 충북 지역 정주 취업률은 도내 평균을 20% 이상 상회하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취업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학교가 책임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충북보건과학대의 주요 강점 중 하나는 국가고시 합격률이다. 보건의료 분야에서 간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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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10.07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