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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 독어독문학과 이관우 명예교수가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의 장편소설 ‘아틀란티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 출간했다. 독일 자연주의문학의 거장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하우프트만이 1912년에 발표한 이 소설은 의사이자 병리학자인 주인공 프리드리히가 의학연구에서의 낭패와 정신질환을 앓는 아내로 인한 삶의 위기상황을 피해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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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환권 기자
2025.11.2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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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화가·서예가로 활동해온 양선규 시인이 세 번째 시집 『고요는 힘이 세다』(시와에세이 刊, 120쪽)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자연과 수행, 비구상적 상상력이 맞물린 작품 세계를 통해 삶과 우주의 결을 탐사한다. 고요 속에서 발견되는 생명과 존재의 힘을 섬세하게 포착한 시편들이 돋보인다.시집은 4부, 총 68편으로 구성된다.1부는 홍시, 별, 고요는 힘이 세다 등 자연과 일상의 사유를 담았다.2부는 화엄사 홍매화를 경전처럼 읽는 「화엄매」,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비구상화 감상법」, 하늘다람쥐와 은행나무를 매개로 삶과 자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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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희 기자
2025.11.1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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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 출신 김종관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우린 흐림에서 만나 맑음에서 헤어졌다』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외로움의 고백에서 시작해 신앙과 가족애를 거쳐 부부애의 순환으로 이어지는 따뜻한 삶의 기록을 담고 있다.시집은 독자가 첫 작품에서부터 “나는 외로움을 지갑에 넣고 다닌다”는 고백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인은 외로움을 단순한 결핍이나 자기연민으로 머물게 하지 않고, 그것을 신앙과 삶의 언어로 번역해 생활의 감각 속에서 다시 확인한다. 「하와 주차장」에서는 외로움이 태초의 비명과 원죄의 또 다른 이름으로 제시되며,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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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희 기자
2025.11.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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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 출신 정경이 시인이 일상의 미세한 순간과 내면의 떨림을 담은 신작 시집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밤』을 선보였다. 이번 시집은 우리가 흔히 외면하는 뒷모습, 등을 응시하며 시작한다. 시인은 “등은 뭉클하다”라는 고백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의 자리로 독자를 안내한다.시집 속 시선은 거창한 서사보다 삶의 작은 순간을 포착한다. 설거지하며 구부정해진 허리, 이른 새벽 문을 나서는 여인의 등, 그리고 흐트러짐 없이 툭 떨어지는 동백꽃까지. 시인은 사소한 장면 속에서 삶의 무게와 동시에 아름다움을 길어 올린다.특히 사랑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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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희 기자
2025.11.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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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곳으로 흘러간 물소리, 한 사람의 등이 아득하다물 위로 무심이 벚꽃잎으로 떨어진다”시 「무심천」 일부 인용 남택성 시인의 신작 시집 『너는 없고 나는 있고』가 도서출판 상상인에서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떠나간 사람과 사라진 시간, 흔적 없는 풍경 등 ‘상실’의 순간들을 담아내면서도 비극이나 감상에 빠지지 않고, 빈자리와 그 흔적에서 오는 섬세한 떨림을 포착한다.시집 속 「무심천」에서 시인은 “물 위로 무심이 벚꽃잎으로 떨어진다”라고 읊으며, 상실을 억누르거나 복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무심’의 태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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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희 기자
2025.11.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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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전장을 누비던 종군기자이자 한국 최초 인터넷영화 감독, 밀항선 다큐 감독으로 치열한 현장을 기록해 온 이학준 작가(55)가 오는 12일 에세이 《조연으로 살아가는 용기》(사유와공감)를 펴낸다.한국기자상·삼성언론상·문화부장관상 등 국내 언론상을 비롯해 모나코 몬테카를로 TV 페스티벌 골든님프, 미국 에미상 노미네이트, 영국 세계방송연맹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등 해외 유수의 상을 수상한 그는 현재 세계 명문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드라마 집필을 하고 있다.이번 책은 언론·방송·학계·문학을 넘나들며 ‘조명
책
도복희 기자
2025.11.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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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간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김은주·한준호 부부 교사가 다시 한 번 여행기로 독자들을 만난다. 지난 발칸 여행기에 이어 두 번째 시리즈로 펴낸 신간 ‘코카서스, 거기가 어디야?’(부크크, 237쪽)는 은퇴 후에도 배낭을 메고 세계를 기록해온 저자 부부의 생생한 현장 보고서다.이번 책은 아제르바이잔·조지아·아르메니아 등 코카서스 3국을 27일간 종횡으로 누비며 체험한 장대한 자연, 낯선 문화, 그리고 사람 냄새 짙은 만남을 담았다. 강대국의 침탈을 견디며 전통을 지켜온 코카서스 사람들의 정열적이고 순박한 삶이 교육자 특
책
도복희 기자
2025.11.0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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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영 시인의 신작 시집 『하루는 믿고 하루는 의심하는』(도서출판 상상인)은 제목처럼 흔들림을 숨기지 않는 정직한 신앙고백집이다. 시인은 삶의 파편을 교리로 봉합하지 않는다. 오히려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는 순간/세상 시계는 리셋되었다”(「삶의 리셋」)는 고백을 통해, 인간이 견디는 크로노스의 시간을 은총의 시간인 카이로스로 전환하려는 결단의 순간을 기록한다.시집은 네 개의 부로 구성되며, 「양철지붕 위의 욕망」 「두 가지 시간」 「복을 구하는 자들」 「거룩한 소수」 등 50여 편의 시가 실렸다. 「양철지붕 위의 욕망」에서는 높이와
책
도복희 기자
2025.11.0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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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두 시인의 신작 시집 『나도 누군가와 교신 중이다』(도서출판 상상인)는 식물성 상상력과 우주적 사유가 서로를 증폭시키며, 일상의 감각을 새로운 언어로 번역하는 시집이다. 나무와 풀, 꽃과 바람, 별과 인간이 하나의 통신망으로 엮인 이 시집은 존재의 고독을 ‘교신’의 언어로 치유한다.첫 시 「부부」에서 화자는 “세상에 떨어진 행성”으로 태어나고, 사랑은 인력의 법칙으로 설명된다. 위성처럼 서로의 궤도를 맞추는 장면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우주가 있다’는 명제를 감각적으로 증명한다. 이러한 우주는 추상적 공간이 아니라 생물·광물·
책
도복희 기자
2025.11.0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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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흙냄새와 바람결 속에서 존재의 근원을 탐사하는 시인이 있다.권오휘 시인의 신작 시집 『가장 멀리 간 것들』(도서출판 상상인)은 시인의 고향인 경북 예천군 예천읍 상동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기억의 고고학’이다. ‘목구랑’이라는 냇물 이름까지 등장하는 이 공간은 단순한 지리적 배경이 아니라, 시인의 유년과 청소년기를 품었던 실존적 근거지이자 현재의 자아를 끊임없이 불러내는 기억의 헤테로토피아로 기능한다.표제작 「가장 멀리 간 것들」은 시집 전체의 정수를 보여준다. “상동 철길 끝은 아득했다”로 시작하는 이 시에서 철길은 단순한
책
도복희 기자
2025.11.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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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시인이 첫 시집 『달이 떴어』를 도서출판 상상인에서 출간했다.1973년 『현대문학』 12월호 추천(추천인: 서정주·조병화·신석초)으로 등단한 해야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반세기 침묵의 시간을 넘어, 언어의 근원을 다시 묻는 시적 순례를 선보인다.시집 『달이 떴어』는 문명의 언어를 비워낸 자리에서 자연과의 조응을 통해 자아를 회복하려는 한 수행자의 여정을 담고 있다. 시인은 “달이/떴어./네가/왔어.”라는 간명한 구절로 시집의 정조를 연다. 행과 행 사이의 여백은 침묵이자 기다림의 틈이며, 언어를 덜어냄으로써 오히려 깊은 울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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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희 기자
2025.10.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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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자력 발전이 전체 전력 생산의 약 32%를 차지하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장 건설이 시급한 국가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번역서가 출간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규환 건양대 재난안전소방학과 교수가 대표역자로 참여한 역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건설을 위한 모암 분류(에이퍼브)'가 2년간 번역 작업 끝에 국내 최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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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래수 기자
2025.10.2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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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앤드는 국민 시인 나태주의 인생 철학을 담은 감성 다이어리북 『나태주 시인의 감사노트』를 출간했다.“행복은 감사에서 시작된다”는 시인의 신념처럼,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스스로 감사의 이유를 찾아 적어 나가도록 돕는 참여형 다이어리다.나태주 시인은 “숨 쉬는 것도 감사하고, 물 한 잔 마시는 것도 감사하고, 바람이 불어오는 것도 감사하다”고 말한다.그의 문장은 평범한 순간들 속에서 삶의 본질적 기쁨을 발견하는 법을 일깨운다.출간 전부터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감사노트』는 교보문고 바로펀딩에서 목표의 1628%, 텀블벅
책
도복희 기자
2025.10.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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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 시인의 시집 『시베리안 허스키』는 인공의 언어를 걷어낸 투명한 문장으로, 상처 입은 세계를 어루만지고 공존의 소망을 노래한다. 시인은 “바람이여”라고 부르며 시작한다. 그 부름은 선언이 아니라 간절한 청원, 이념이 아닌 기도에 가깝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세계와 생명을 포용하는 이 언어의 태도가 시집 전체를 이끈다.시집은 인간과 자연, 존재와 존재가 서로의 경계를 해치지 않고 스치는 관계를 그리고 있다. 「바람」에서 시적 화자는 “그 무엇도 가두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바람이 농부의 등줄기를 스치고, 아가 새의 솜털을 건드
책
도복희 기자
2025.10.23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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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효율이 지배하는 시대, 최태식 시인이 “멈춰 서서 바라보는 문명의 그림자”를 시로 기록했다.도서출판 상상인에서 펴낸 시집 『아무 일 없는 듯』은 일상의 사물과 지명을 통해 현대문명과 분단, 인간 내면의 상흔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집이다.‘아무 일 없었다’는 표면 아래에는 시대의 비명과 균열이 흐른다. 수건·깡통·침목·DMZ·폐사지·오두산 등은 이 시집의 주요 장치이자 기호로, 시인은 그것들을 통해 효율의 그늘 속에 숨겨진 결핍과 폭력을 드러낸다. 「수건 접기」에서는 사랑을 형식이 아닌 ‘소모의 물성’으로, 「1,435밀리」에
책
도복희 기자
2025.10.2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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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옥 시인의 첫 시집 『밤이 깊지도 않고 새벽이 왔다』(도서출판 상상인)가 출간됐다.이번 시집은 화려한 장식이나 관념의 고지대가 아닌, 손끝과 발목, 목울대와 허리처럼 생활의 말단부터 세계를 탐사하는 시집이다.표제작 「하지夏至」를 비롯해 총 4부 74편의 시가 실린 이 시집은 삶의 세목을 세심하게 꿰매는 한 편의 ‘생활 교본’이자 ‘애도의 기록’이다. 첫 시 「시작매듭」은 바느질의 첫 매듭을 삶의 수행으로 비유하며, “매듭지어야 할 자리 / 그것 안다는 것은 / 시작할 때를 안다는 것이다”라는 구절로 시집의 미학적 방향을 제시한다
책
도복희 기자
2025.10.2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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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는 알 수 없는 내일잊혀진 바람 타고금빛 나비 너울거리는”― 「나비」 중에서 인천 출신 김란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너머는 알 수 없는 내일』을 펴냈다.이번 시집은 가족의 기억과 일상의 체온으로 오늘을 버티는 법을 익히는 성장일기이자, 부재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 온기의 기록이다.사랑은 선언이 아니라 생활의 결들로 나타난다.한 꼬집의 소금, 깜빡이는 건널목 신호, 식어가는 커피 향, 콩나물국의 몇 가닥 등 사소한 일상 속에서 시인은 가족의 사랑과 그리움을 길어 올린다.표제작 「소금 한 꼬집」에서 어머니가 설탕 대신 소금을 넣어
책
도복희 기자
2025.10.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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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자 시인이 세 번째 시집 『꽃의 온도』(불교문예 刊)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꽃의 온도」, 「울음의 서식」, 「무모」, 「늙은 벚꽃 나무」 등 70여 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시인은 각기 다른 빛깔의 꽃을 통해 생의 고통과 회복, 사랑과 소멸의 순환을 노래한다.특히 표제작 「꽃의 보색」에서는 “꽃잎이 얇아지도록 가슴을 열어 / 다른 빛깔들과 어울린다”는 구절로, 서로 다른 존재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삶의 미학을 담아냈다. 「꽃 이름」과 「꽃의 구성」에서는 이름과 형상의 기원을 묻고, 「사이」에서는
책
도복희 기자
2025.10.1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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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과 관계에서 길어 올린 언어를 따뜻한 생활문학으로 담아낸 산문집이 출간됐다. 신진규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 우리』가 그것이다. 저자는 건설직 시골 공무원, 실업계 고교 교사, 인재육성 프로젝트 멘토 등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들을 가장 한국적인 호칭인 “우리”라는 말로 묶어낸다.책은 모두 여덟 갈래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개천절에 만난 사람들」에서는 완주의 작은 마을에서 노인들의 목욕을 돕던 경험을, 「결혼기념일」에서는 88올림픽 무렵 맞선과 결혼에 얽힌 기억을, 「나의 과제」에서는 공고 3학
책
도복희 기자
2025.10.0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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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원 시인의 시집 『어제는 사랑했고 오늘은 모르겠다』가 출간됐다. 이 작품은 20회 지리산문학상 수상작으로, “세계의 경계를 무화시키는 감각의 지도”라는 평가와 함께 선정됐다.임 시인은 2015년 『서정시학』으로 등단해 일상과 감각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시 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시집은 ‘어제와 오늘’이라는 시간의 간극 속에서 몸·사물·날씨·기억이 서로의 자리를 교차하는 순간들을 시어로 빚어낸다. 그는 서정의 주인공을 내세우지 않고, 대신 “아욱의 쓴맛과 풋내”, “이가 막대사탕과 부딪히는 소리”,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오
책
도복희 기자
2025.10.03 0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