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가 지고 이렇게 밤꽃이 피기 시작하면 1960년대 초 내 나이 겨우 열 두 세 살 때 생각이 난다.그 당시는 산밤나무가 모두 땔감으로 잘려 나갔고 부잣집 밭에만 몇 그루씩 밤을 딸 목적으로 기르고 있었다. 밤나무 주인은 밤이 익기 전부터 누가 따 가지 못하도록 멀찌감치 서서 지키고 있다.그러나 알밤이 빠지기 시작하면 우리 꼬맹이들은 두세 명 씩 모여 새벽 일찍이 엉금엉금 기어서 밤나무 밑으로 간다.밤 담을 마땅한 그릇마저 없어 바가지를 들고 오는 놈에 그냥 털레털레 와서 런닝셔츠 앞을 한손으로 치켜들고 주워 담는 놈에&hel
동양에세이
윤용길
2017.06.01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