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성 괴산 목도고 2년

지난 8월 초 괴산지역 고등학생 중국 교류체험 학습단에 선발돼 중국에 다녀오게 됐다.

시골에 사는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드문 일이기에 이번 체험학습이 뜻 깊고 의미 있다고 생각했고 학교 대표로 체험에 나선 것이기 때문에 부담감도 크고 설레기도 했다.

이번 체험학습 목표는 고구려 문화를 탐방하면서 지금은 그 영토를 잃었지만 다시금 고구려에 대한 애착을 품고 동북공정의 실태를 바로 알자는 것이었다.

일행이 처음 도착한 곳은 심양으로 차를 타고 2시간 정도 이동해 북릉공원에 이르렀다.

북릉공원은 누르하치의 여덟 번째 아들인 황태극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말 그대로 처음 보는 유적지라 너무도 신기했다.

모든 것이 한자로 돼 있고 우리나라와 뭔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맛에 홀딱 반한 가운데 이곳의 건물 양식과 중국인들의 정신과 문화에 대해 배웠다.

이틀 째 우리일행은 목적지인 집안시 조선족 학교로 향했고 이곳은 일제와 6.26전쟁 때 중국으로 피난 간 한국인들의 자손이 다니는 학교였다.

그들은 우리에게 조선족보다는 다른 나라에 가 있는 한국인이라는 뜻에서 ‘제중동포’ 라고 불러 달라고 당부했다.

셋째 날 본격적으로 고구려 문화 탐방에 나선 우리들은 차로 4시간 넘게 이동한 끝에 고구려 귀족 무덤에서는 온갖 벽화로 차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고구려인들의 생각과 미술적 감각 등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광개토대왕비는 실물이 엄청난 크기로 1000년이 넘어서도 한 번도 쓰러지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고구려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선인들의 기상과 예지에 대해 생각에 잠긴 사이 장군총에서는 장수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고구려인에 지혜와 패기를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내내 고구려 유적을 탐방했다는 사실에 들떠 기분은 좋았지만 우리 조상들의 역사를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해 중국의 이익을 창출해 낸다는 것에 우울해졌다.

지금 우리나라 학생이나 어른들 대부분이 이러한 심각성을 모르고 있는데 이런 실정에 대해 더 많이 알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새벽 4시 버스를 타고 달려 7시간 만에 백두산 천지로 향하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1400개의 계단을 천천히 올라 도착했지만 아쉽게도 안개 때문에 천지를 볼 수 없었지만 한국의 명산인 백두산에 도착한 것이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백두산도 이미 반은 중국의 소유하고 있어 통일이 되면 우리가 가져야 할 산마저도 동북공정의 피해로 남은 사실에 허탈한 마음 뿐 이었다.

숙소로 이동 후 피곤한 몸을 눕히고 잠시 생각에 잠겨 언젠가는 동북공정을 우리가 뒤집어나가는 세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마지막 우리는 고구려의 첫 도읍지인 환인에 있는 오녀 산성에서 주몽이 살았던 집터와 그의 병사들이 지냈던 움막터, 부인의 목욕탕 등 여러 유적을 보았다.

산중에 있는 것이라 그런지 주몽이 산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며 품었을 웅대한 꿈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나는 이번 체험 학습에서 제일 크게 느낀 점은 바로 동북공정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동북공정은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동북쪽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연구하고 할 수 있다.

옛 우리 영토였던 곳에 있는 우리 조상들이 가꾸어 온 유적들과 문화들이 중국에 의해 침탈당하고 중국에 동화돼 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안타까웠다.

이런 가운데 우리는 학업에 전념하고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하며 국력을 신장시켜 동북공정의 허구성에 대면할 수 있는 대응전략을 차분하게 마련해 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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