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 등 도 관계자 불참
이 지사 ‘뼈’있는 축하메시지 전달

4일 오후 열린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이하 충북 한적) 성영용 신임 회장의 취임식이 반쪽 행사가 됐다.

충북 한적 명예회장인 이시종 지사와 상임위원인 김경용 행정국장 등 도 인사들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메시지’로 축하를 대신했다.

이 지사는 이날 ‘2013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국회에서 열리는 국제경기대회지원특별위원회에 참석한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이 지사를 대신할 박경국 행정부지사도 취임식이 열리는 시간에 내년도 주요 업무계획 보고회를 가졌고, 충북 한적 상임위원인 김경용 행정국장 역시 내부 회의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결국 명예회장 등이 불참한 가운데 충북 한적 신임 회장 취임식이 진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성 회장은 취임사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을 돕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라며 “취약계층 구호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장 선출 과정에서 촉발된 충북도와의 갈등이나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충북 한적의 ‘절대적 후원자’였던 도의 역할이나 향후의 지원 필요성 등에 대해서도 취임사에 담지 않았다.

다만 한적 유중근 총재가 고경석 본사 사무총장이 대독한 축하 메시지를 통해 도와의 시급한 ‘화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총재는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지듯 이번 갈등이 발전의 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리라고 확신한다”며 “앞으로 도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회장 취임식이 충북도 적십자인의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하는데 논란의 장으로 번져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유감의 뜻도 표시했다.

이 지사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지만 내용은 성 회장과 충북 한적에 대한 불만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 지사는 이 메시지에서 “일련의 갈등으로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숭고한 적십자정신에 따라 봉사단체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장 선출 과정에서 돌연 출마해 당선되며 논란을 불러일으킨 성 회장의 ‘결자해지’를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지사의 이날 메시지는 ‘축하’가 아닌 ‘경고’성 이었다는 분석이다.

취임식에 도청 공무원들이 전혀 참석하지 않아 이 지사의 메시지는 조남현 충북 한적 신임 사무처장이 대독하는 ‘뻘쭘’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적 본사 고경석 사무총장은 취임식이 끝난 뒤 ‘도와의 관계 개선 대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성 회장이 앞으로 잘해 나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행사장엔 이기용 충북도교육감과 제천이 지역구인 강현삼·권기수 도의원, 성 회장이 교육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교육가족’이었던 하재성·장병학·박상필·전응천 교육위원 등이 참석했다.<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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