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2017년 세계 전통 무예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력을 겨루는 ‘무술올림픽’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도는 조만간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무술올림픽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 계획이 심의위를 통과하면 전문기관에 의뢰해 사업 타당성과 구체적인 실행계획 등 연구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1회 추경예산에 ‘무술올림픽 기본계획 연구용역’ 비용 1억원과 ‘세계 무예관계자 초청 국제세미나’ 개최비 5000만원을 세웠다. 도는 세계적 행사를 잇달아 개최해 충북 이미지와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2013년부터 매년 각종 엑스포와 박람회 등을 열기로 했다.

오송세계화장품·뷰티박람회(2013년)를 시작으로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2014년), 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2015년), 국제솔라엑스포(2016년),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2016년)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술올림픽(2017년)을 개최키로 해 국제행사를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들 엑스포는 모두 100억원이 넘는 대형 국제행사로 정부의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오송화장품·뷰티박람회는 승인을 받은 상태고, 나머지는 추진 중이다. 정부가 선심성 또는 치적용으로 국제행사를 여는 것을 막기 위해 승인요건을 강화, 도가 추진 중인 엑스포를 모두 승인 받기란 쉽지 않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도 ‘세계마샬아츠쇼’와 같은 계파를 떠난 다양한 무술들이 참가하는 대회가 개최되고 있어 중복될 우려의 소지도 안고 있다.

무술올림픽은 문화유산(유네스코 성격)으로서의 축제형태냐, 아니면 국가간 경쟁중심의 경기형태(IOC 성격)냐는 문제로 양분된다.

문화유산으로서 축제형태의 경우 현재 매년 개최되고 있는 충주세계무술축제가 그 역할로서 충분하고, 경기중심은 지금 IOC에서 개최하는 올림픽 종목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모호한 관계다. 무술올림픽은 문화 외교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치·경제·통일외교를 수행하는 중요한 활동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국가적인 사업으로 이뤄져야 한다.

기존 서구스포츠세계의 U대회나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의 국제적인 대회와 같이 우리나라 국제화의 초석이 될 수 있는 한층 더 높아진 무술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무술올림픽 추진은 우리나라의 잠재적 능력을 전 세계에 크게 과시하는 것으로 평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술의 국제적인 외교인력 부족과 앞으로 만들어야 할 국제조직 등은 무술올림픽을 추진하는데 높은 장벽이다.

이 점에서 무술올림픽은 정부차원, 그리고 무술단체 수준에서의 적극적 외교활동이 요구된다. 충북도는 섣불리 추진하다 세계적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 경제·사회·문화적 파급효과 분석과 재원확보 방안, 수익사업 모델 개발 등의 면밀한 검토를 거쳐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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