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69) 전 새누리당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20일 홍 전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 금품 공여자로 지목된 진모(57) 회장이 운영하는 H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있는 홍 전 의원의 자택과 종로구 인의동 사무실, 경남 합천의 H사 사무실 등 4∼5곳이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선거 관련 자료와 회계 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전날까지 두 차례 소환조사한 진 회장의 운전기사 고모(52)씨를 통해 홍 전 의원 측에 6천만원이 전달된 정황과 관련해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했으며 이를 토대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검찰은 홍 전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6000만원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 추적도 하고 있다.

검찰은 진 회장이 돈을 건넨 의혹을 받는 시기인 지난 3월과 올해 설, 지난해 추석 등을 전후한 시기에 회사나 진 회장의 계좌에서 인출된 돈의 행방을 확인 중이다.

또 검찰은 선관위에서 홍 전 의원과 진 회장 등 사건 관련자들의 통화내역, 이메일 등에 대한 조사자료도 넘겨받아 추가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제보자 고씨로부터 올 3월 진 회장이 홍 전 의원 측에 5000만원을 전달한 정황을 제3자가 알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고씨는 선관위 조사에서 "진 회장이 홍 전 의원을 만나러 가는 차 안에서 홍 전 의원 측 인사인 이모씨에게 돈이 든 담배상자를 보여주며 5000만원이라고 한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가 언급한 이씨는 지난 2008년 4월 홍 전 의원과 진 회장을 연결해 준 인물이다. 이씨는 홍 전 의원의 보좌진으로 일했다.

이씨도 선관위 조사에서 "진 회장으로부터 (담배상자에) 5000만원이 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또 "5000만원을 건네받은 홍 전 의원 측 여성이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고씨가 홍 전 의원 측 여성에게 돈을 건넬 당시 이씨는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아울러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진 회장 회사 경리직원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아 축협에서 한우 선물세트를 산 뒤 얼음주머니 한 개를 빼고 그 자리에 비닐로 싼 5만원권 100장(500만원)을 넣어 홍 전 의원 자택에 택배로 보냈다고 진술했다.

선관위 고발장에는 진 회장 일행의 고속도로 통행기록과 고씨가 찍은 담배상자 및 한우세트, 홍 전 의원의 사무실 전경 사진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진씨는 "고씨의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라며 "그 여성에게 준 건 돈이 아니라 녹차였다. 500만원 사진도 설에 쓰려고 자동차 운전석 옆에 둔 걸 이용해 자작극을 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하는 한편 돈 전달 정황을 안다는 제3자인 이씨와 홍 전 의원 측 여성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어 금품수수 당사자인 진 회장과 홍 전 의원도 차례로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홍 전 의원과 진 회장 등 핵심 관련자들을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는 홍 전 의원이 진 회장으로부터 올해 3월 중순 5000만원을 건네받았고 앞서 지난해 추석과 올 설에 쇠고기 선물과 함께 각각 500만원을 받는 등 총 6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며 지난 17일 검찰에 고발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