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지원 뒷전…임직원 지원 ‘치중’
임원수 대폭 증가․평균연봉 농가소득 두배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농협중앙회가 농민 지원은 뒷전인 채 제식구 배불리기에만 전념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수산삭품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홍문표(홍성․예산)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촌의 정주여건이 열악해지고 농가소득이 감소하면서 농가인구가 1980년 1082만명에서 올해 290만명으로 무려 73%가 감소했고, 조합숫자도 319개가 줄었다.

반면, 농협 조합과 중앙회 임직원은 3만7511명에서 8만907명으로 115%나 증가했다.

특히 지난 3월 1일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기존 53명이던 임원수를 108명으로 배 이상 늘렸다. 일반직원은 1만8148명에서 1만8549명으로 2% 증가하는데 그쳤다.

어려운 농가사정에도 불구하고 높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농가 평균소득은 3013만원, 농가부채는 2603만원에 달하지만 농협 임직원의 평균연봉은 7000만원에 달했으며, 급여대비 복리후생비 비율도 29.8%에 달해 4대 국책은행 및 특수은행 중 최고 수준이다.

연봉 1억원 이상의 직원도 2009년 622명, 2010년 1613명에서 2011년 2344명(전체 직원의 12.2%)에 달했다.

또 3급 팀장만 되면 평균연봉이 1억원 이상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명예퇴직금도 2009년 554억원, 2010년 585억원 이었고, 지난해에는 818억원으로 1인당 평균 1억67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농협은 임직원들에게 주택구입자금을 대출해주면서 대출이자의 2.87%를 따로 지원해 줘 올해 주택구입자금 대출 실질 이자율은 2.25%에 불과했다. 2009년과 2010년엔 1.96%, 1.76%였다.

농협이 이렇게 보전해준 이자비용만 최근 5년간 142억원에 달했다.

이와 함께 임직원 자녀 학자금에도 엄청난 돈을 지원했다. 최근 5년 간 1284억원을 지원했으며, 취학전 자녀에게도 월 13만원씩 149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자녀의 중․고․대학 및 해외유학자금도 학기당 633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해 765명에게 30억원을 대줬다.

대학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면서 연말정산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연 900만원까지는 일반 경비로, 초과금액은 사내기금으로 지원하는 편법마저 동원했다.

반면 농민 자녀를 위한 장학금으로 176억원을 사용했으며, 이마저도 농협 임직원들과 달리 농민 자녀 장학금은 대학교로 한정했고, 금액도 학기당 300만원에 불과했다.

농협 직원들의 자녀는 자격제한이 없는 반면, 농민 자녀는 직전하기 B학점 이상, 성적백분율 80점 이상으로 제한해 경쟁률이 높다.

홍 의원은 “농촌의 정주여건이 날로 열악해지고 농가소득도 감소하는 상황에서 농민을 위해 애써야할 농협이 농민이 아닌 농협을 위한 조직으로 퇴색하고 있다”며 “본래 목적사업인 농업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경제사업 활성화를 통해 농민의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홍성/박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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