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C 동기생 사무실서 군사기밀ㆍUSB 훔쳐 파기

 

 

 

현역 소령이 진급 경쟁자를 떨어뜨리려고 군사기밀자료 등을 훔쳤다가 군 수사기관에 발각돼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23일 "해군의 A모(40) 소령이 지난 4월께 동기생 소령 2명의 군사기밀 자료와 군용 USB를 훔쳐 파기한 혐의로 구속됐다"면서 "진급 심사 과정에서 동기생에게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려 했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중령 진급 심사를 앞둔 A 소령은 동기생인 B모 소령의 사무실 창문을 통해 몰래 들어간 뒤 캐비닛 속에 있던 B 소령이 관리하던 군사기밀 자료 1건을 절취했다.

그는 이 자료를 자신의 사무실로 가지고 와 세절기에 넣어 파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A 소령은 또 다른 동기생 C모 소령의 사무실에 들어가 책상에 있던 비밀작업용 USB를 훔쳤다. 군부대에서는 비밀취급 인가 승인이 난 USB만 사용해야 한다.

A 소령은 훔친 동기생의 USB를 바다에 던져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USB를 분실한 C 소령은 조사에서 USB에는 기밀자료가 저장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A 소령이 B, C 소령의 사무실에서 기밀자료 분실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군 보안부서에 몇 차례 직접 전화로 신고한 정황도 포착됐다"면서 "같은 부서 병사를 시켜 전화 신고를 한 혐의도 있다"고 말했다.

학군(ROTC) 동기생인 이들 3명은 이번 진급 심사에서 모두 탈락했다.

군 관계자는 "A 소령이 유력한 진급 경쟁자로 두 소령을 타깃으로 정한 것 같다"면서 "결과적으로 비뚤어진 경쟁심 때문에 자신 뿐 아니라 동기생들도 진급에서 탈락했다"고 말했다.

해군 검찰은 기밀자료와 USB를 각각 분실한 B, C 소령에 대해서는 군사보안 규정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처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보안담당 기관의 한 관계자는 "해군 검찰에서 보안규정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이상 분실자들에 대한 별도의 처벌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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