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과 SK 경기가 우천 취소된 27일 오후 인천시 남구 문학구장이 계속되는 비로 흠뻑 젖어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1, 2차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싱거운 승부로 흘러가는 듯했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에 변수가 생겼다.

27일 오후 2시부터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시리즈 3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흐름이 중요한 단기전의 특성상 첫 두 경기에서 완패하며 시리즈의 흐름을 완전히 빼앗긴 SK 와이번스로서는 반가운 비다.

롯데 자이언츠와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느라 지쳐 있는 선수들이 기분좋은 휴식을 취할 기회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만수 SK 감독은 "2연패를 당한 상황에서 때마침 내려준 비가 고맙다"면서 "여러모로 안정을 찾고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이틀 쉬면서 반전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박희수, 정우람 등 필승조는 쉬면 쉴수록 좋다"면서 "엄정욱, 송은범, 김광현 등 그동안 부진했던 투수들이 컨디션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는 1-3으로 패한 1차전에서 선발 윤희상이 혼자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고 3-8로 패한 2차전에서도 박희수, 정우람 등 필승계투조를 아끼며 3차전을 대비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다소 무리를 한 박희수는 운명을 가를 3차전에서는 2이닝 이상도 너끈히 던질 만큼 기력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4차전 선발이 유력한 김광현도 하루 더 휴식을 취하면서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 기회를 얻었다.

 SK는 우천 순연으로 28일 열리는 3차전에서 선발 데이브 부시에 이어 채병용을 조기에 투입한 뒤 박희수-정우람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을 가동해 3차전을 따낸다는 구상이다.

 이 4명을 바탕으로 3차전에서 1승을 건져낸 뒤 4차전에서 김광현을 앞세워 시리즈 동률을 이루는 것이 SK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3차전 우천 순연에 대해 "하늘이 결정한 것 아닌가"라며 담담한 표정을 보였지만 조금은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원정팀 사령탑은 홈팀 감독보다 1시간 늦게 더그아웃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이만수 감독과 거의 비슷하게 오전 11시부터 더그아웃에 내려와 있을 정도로 기상 상황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비가 한국시리즈에 미칠 영향에 대해 "모르겠다"면서도 "우리로서는 하는 것이 좋지만, 하늘이 이렇게 점지했으니…."라며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10승 투수인 브라이언 고든을 비롯해 왼손 선발 차우찬이 중간계투일 정도로 선발진이 탄탄하다.

심창민-안지만-권 혁-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불펜진도 막강하기 때문에 SK 투수진들이 하루 더 휴식을 취하게 됐다고 해서 투수진에 여유가 넘치는 삼성으로서는 불리할 게 없다.

다만 3차전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한창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던 타격감이 식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류 감독은 비가 시리즈 운영 방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류 감독은 "우리는 순리대로 간다"면서 원래 계획의 변동 없이 3차전에 배영수, 4차전에는 미치 탈보트를 선발로 내세우기로 했다.

그는 "우리도 생각할 시간이 하루 더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