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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
  • 동양일보
  • 승인 2012.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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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선 공주시의회 부의장

흔히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정서적으로는 멀게 느껴진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한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다녀왔다.

일본을 가보면 어디가나 고분이 있고, 사찰이 있고, 신사(神社)가 있다. 거기에 좀 내력이 있는 도시에는 오사카 성처럼 성()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일본에 가서 유적을 본다고 하면 이 네 가지 중의 하나가 대부분이다.

그 중에서 성이나 고분, 사찰은 우리나라에도 있으니까 새로울 것이 없는데 신사만큼은 우리나라에 없는 것이라서 색다른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신사를 보는 순간 여기가 일본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한 신사를 일본에 가서 지금까지 들어가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설령 지나는 길 옆에 있는 신사라 해도 들어가지는 않았다. 일단은 그 괴괴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싫었고, 또 하나는 어쩐지 일제강점기 때 신사참배를 강요당했던 생각이 나서 신사에 들어가는 것조차 거북스럽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그 신사라는 곳에 들어가 보았고, 아울러 신사 중에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것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예나 지금이나 한반도에서 배를 타고 일본에 들어가게 되면 오사카에 닿게 된다. 오사카는 종점이자 한반도를 향해 출발하는 출발점이기도 했다.

지금도 배는 물론이고, 비행기로 간다 해도 간사이(關西)공항에 닿게 되니 역시 오사카에 닿게 된다. 오사카 동쪽이 그 유명한 나라현(奈良縣)인데 오사카와 나라 사이에는 높은 산맥이 가로막고 있다.

동행했던 공주대 서정석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그 옛날에도 한반도에 배로 오사카까지 온 다음 저 높은 산을 동쪽으로 넘어가면 나라에 가 닿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은 오랜 항해 끝에 배에서 내리게 되는 오사카에 일단은 터를 마련하게 되고, 여기서 다시 동쪽으로 산을 넘어가면 나라에 터를 잡게 됐다고 한다.

물론 오사카에서 나라로 가는 길이 산을 넘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고 골짜기를 굽이굽이 휘돌아가는 야마토가와(大和川)를 따라가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그러한 야마토가와의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도시가 하비키노시(羽曳野市).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이 하비키노시는 말하자면 오사카와 나라를 연결하는 길목에 자리 잡은 도시다.

오사카에서 나라로 가든가, 나라에서 오사카로 나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 바로 하비키노시다. 이곳에 곤지왕(昆支王)의 신사가 자리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무령왕의 아버지인 곤지왕을 모신 신사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난생 처음으로 일본의 신사라는 곳에 들어가 보았다. 우리 일행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그 동네사람들 10여 명이 현수막까지 갖고 나와서 환영을 해 줬다. 난생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고, 서로 말도 안 통하는 사람들이지만 소박하면서도 정성으로 환영해 주는 모습에서 가깝고도 먼 일본이라는 생각이 싹 사라졌다.

현지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후 드디어 신사 안으로 들어가 봤다. 앞뒤로 건물 두 개가 자리하고 있는데, 뒤쪽에 있는 건물은 우리로 치자면 신주를 모신 건물이고, 그 앞쪽에 있는 건물은 신주를 향해 절을 하는 공간이었다.

작지만 깨끗하게 청소가 돼 있었고, 금줄도 쳐져 있었다. 그야말로 백제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고 자기 조상처럼 모시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국 대 일본, 혹은 한국인 대 일본인 이라고 하면 더 없이 가깝고도 먼 이웃이지만 그 사이에 백제를 끼워 넣게 되면 마치 형제처럼 가까운 것이 일본인이요, 일본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서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그 옛날 일본의 도읍지 아스카에 사는 사람의 8할 정도가 백제에서 건너간 사람이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작은 백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니라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일본이었던 셈이다. 어떻게 하면 그 옛날처럼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될 수 있을까? 곤지왕에게 머리 숙여 정중히 여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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