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비멸균제품 공급량 1만6천개 이상"…환자 추적조사 검토

 

 

보건당국이 감염 우려가 있는 임플란트 1만6000여개가 특정 네트워크 치과 85곳으로 납품된 것으로 잠정 확인하고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용익(민주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식품의약품안전청 자료에 따르면 식약청은 멸균처리가 확인되지 않은 임플란트 고정체(잇몸에 심는 하단 부위) 2만6384개가 전국 85개 치과에 공급된 기록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식약청은 이 회사 제품 4품목에 대해 '멸균하지 않은 치과용 임플란트 취급' 사유로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 조치했다.

식약청이 임플란트 멸균 업체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아이씨엠 제품 생산량 5만5360개 가운데 멸균 실적은 9923개에 그쳤다. 멸균된 제품 전량이 치과에 납품됐다고 해도 전체 2만6384개 중 1만6461개는 비멸균 제품인 셈이다.

또 아이씨엠이 무허가 제품을 제조, 유통시킨 사실도 현지 조사에서 확인됐다.

아이씨엠의 제품은 중간 유통업체 M사와 Y사를 거쳐 시중 치과에 팔렸다. 특히 Y사는 정식 의료기기 판매업신고를 하지 않은 무신고업체로 드러났다.

식약청이 현장 조사에서 확보한 Y사 판매 기록에 따르면 문제의 임플란트 제품은 특정 치과 네트워크 소속 85개 치과에 공급됐다.

식약청은 이들 치과 중 3곳에서 제품을 수거해 세균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치과에 남아 있는 제품을 봉인·봉함하고 환자 부작용을 모니터링 하도록 자치단체에 요청했다.

세균검사 결과는 20일께 나올 예정이다.

식약청은 제조업체 아이씨엠과 두 유통업체에 대해 청문 절차를 거쳐 행정처분하고 수사기관에 고발할 계획이다.

아이씨엠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다른 회사 명의로 멸균을 위탁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며 "식약청에 소명 자료를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이들 제품을 공급받은 치과 네트워크 측은 "네트워크가 취급한 임플란트 중 아이씨엠의 비중은 20% 이하이고 대부분은 정상 멸균처리됐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지만 식약청은 조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용익 의원실은 "오염된 임플란트를 잇몸에 심은 환자에게 자칫 치명적 뇌신경계 감염이 생길 수도 있다"며 "식약청이 해당 치과기록을 확인, 환자 추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세균검사 결과가 나오면 환자 추적조사 여부를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 치과의원을 대상으로 임플란트 사용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정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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