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산물 가격 인상 우려

 

 

러시아 수역에서 조업할 수 있는 한국 어선들의 어획량을 결정하는 한국과 러시아 수산당국의 어업 쿼터 협상이 20일(현지시간) 완전히 결렬됐다.

양국 수산당국은 14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된 1차 협상이 결렬된 뒤 19일부터 이틀 동안 다시 2차 협상을 벌였으나 러시아산 불법 조업 게의 한국 반입 차단 방안을 둘러싼 양측의 심한 견해차로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협상을 끝냈다.

●"한-러 어업 쿼터 협상 결렬" = 양측은 불법 조업 게 문제와 관련한 논쟁만을 벌이다 한국에 대한 내년도 어업 쿼터 할당 문제는 의제에 올리지도 못한 채 협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드르 사벨리예프 러시아 수산청 공보실장은 "협상이 아무런 성과없이 끝났다"며 "한국이 불법 어획 수산물 차단을 위한 충분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측 "올해 말 협상 재개 예정" = 한편 한국 측 협상 대표단은 러시아 측의 발표처럼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협상에 참여한 러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 최현호 수산관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러시아측과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며 "러시아 측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수산청은 그동안 러시아 수역에서 제3국 국적기를 단 러시아 어선들에 의해 불법 어획된 게들이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대량 수출되고 있다며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한국 측에 촉구해왔다.

●러'산 불럽 어획 게 문제서 충돌 = 러시아 수산청은 불법 게 조업과 거래를 막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한국이 일본을 통해 수입하는 러시아산 게에 대해 러시아 수산당국이 발급한 원산지 증명서 첨부를 요구할 것을 주문해왔다.

한국은 이번 협상에 앞서 이달 15일부터 러시아산 생 게와 냉장 및 냉동 게를 제3국(일본)을 통해 수입할 경우 수출국(일본)의 관련 서류뿐 아니라 러시아 수산당국이 발행한 원산지 증명서도 함께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수입 절차의 어느 단계에서 원산지 증명서를 확인할 것인지를 두고 러시아 측과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이 통관 단계에서 원산지 증명서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러시아 측은 보세 구역으로 들어가기 전 하역 단계에서 미리 서류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하역되고 나면 통제가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국내 수산물 가격 인상 우려 = 러시아와의 내년도 어업 쿼터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명태와 대구 등의 수산물을 러시아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국내 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냉동 명태의 경우 연간 국내 수요량 약 30만t 톤 가운데 90%를 러시아에서 들여오고 있다.

한국은 매년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어업 쿼터를 할당받고 일정한 입어료(명태 t당 360 달러, 대구 t당 370달러, 오징어 t당 100 달러)를 낸 뒤 러시아 극동의 오호츠크해 수역에서 조업해왔다. 올해 한국은 러시아로부터 명태 4만t, 오징어 8000t, 꽁치 7500t, 대구 4450t 등 모두 6만2000t의 어업 쿼터를 할당받았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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