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범 제천중 교장

 

우리는 누군가와의 만남의 연속이다. 작게는 가족과의 만남이요, 더 나아가 친구들과의 만남이요, 직장동료와 상사와의 만남이다.

이처럼 사회구성원과의 수없이 만남속에서 우리의 삶을 영위해 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만남속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현명하게 삶의 여정을 갈 수 있을까를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여기에는 수많은 현자들의 가르침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가능한 한 타인과의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또한 때로는 상대방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야 될 경우도 생기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는 내가 상대방보다 더 잘났다는 식의 말이나 행동을 자제하고 때로는 상대방의 잘못을 모르는 척하고 그냥 넘어가는 것도 가끔은 좋을 때가 있을 수 있다.

여기 혹자가 말한 상대방이란 제하의 삼행시가 있어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한다. 상은 상대방의 잘못을 너그럽게 봐주어라. 한두 번의 실수를 물고 늘어지지 마라.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는 대신에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 다음에는 실수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항상 조심한다.

방은 방귀를 옆에 있는 사람이 끼었을 때 모르는 척 넘어가라. 우리는 언제나 실수를 할 수 있는 불완전한 인간이다. 남의 실수를 비아냥 거리면서 즐겨서도 아니된다. 상대방의 실수를 감싸주는 여유를 보이고.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엄하게 대처해야 한다. 읽어볼수록 재미있고 또한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는 경구와도 같다.

그렇다. 상대방이 모든일에 옳지못한 일을 할때도 무턱대고 그냥 넘어가자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어쩌면 방관자요 아니 동력자일 수 도 있다. 그러기에 혹자는 남을 지도한다는 것은 일종의 예술이다라고 말한다. 이말의 깊은 뜻은 잘 헤아리지 못하지만 나름대로의 얄팍한 생각은 같은 말을 하더라도 시기의 적절성과 인간관계의 성숙도를 고려하여 정말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상대방의 감성을 울릴수 있는 하나의 예술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한다.

무릇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단점이나 잘못을 그때 그때 지적하거나 꼬집는 사람을 좋아하진 않는다. 설령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더라도 상대가 굳이 다시 거론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갖기 마련이다.

부득이 다른 사람의 잘못됨을 꼬집어 말해야 할 때라 할지라도 호의적인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일단 모른 척하고 눈감아 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설령 반드시 상대에게 잘못을 인식시켜야할 만큼 아주 가까운 사이고 허물없는 관계라면 그것은 때와 장소를 별도로 택하여 상대의 기분이 손상되지 않는 분위기 일 때 말해야 한다.

왜냐하면 상대방도 자신의 실수를 이미 알고 있는 데 그것에 대해 늘 꼬집고 넘어 간다면 그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직원들이 다 일하는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전화로 다른 사람과 말다툼을 하다가 그만 자신도 모르게 그래, 너 잘 났어 라고 큰소리로 말을 했다고 하자. 아마도 말하고 난후 곧장 그 직원은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생각에 전화를 끊고 가만히 앉아 있는 데 어느 상사분이 이렇게 말한다고 가정해 보자. 아니, 근무시간에 누가 사적인 전회를 하면서 큰소리를 내는 거예요 라고 말이다.

만약 그런 상사분이 계신다면 이 사람에게는 그 상사분이 그리 좋게 보일리 없을 것이다. 이미 그 직원은 자신의 실수를 알고 있는 데 다시 꼬집어서 무안을 주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다른 상사분은 얼마동안의 시간이 지난 후 긴장해 있는 그 직원의 입장을 조금편하게 해주기 위해 자. 우리 커피한잔씩 마시고 할까요? 라며 휴식을 제안한다고 하자. 그 직원은 이런 상사분이 너무 고맙고 존경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 어쩌면 남의 허물을 덮어주는 것도 덕을 쌓는 일이다. 그 덕은 언젠가는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더구나 상대가 자신의 실수를 감싸주어서 난처한 순간을 넘긴 사람은 그 당시에는 미처 감사의 뜻을 전하지 못했을 지라도 자기에게 베풀어준 작은 배려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 또한 어느 누군가에게 작은 배려를 베풀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우리 삶은 조금 더 따뜻해질 것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