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TV ‘착한남자’ 종영… 한재희역 박시연

은석 만났으면 작품성 높아졌을 것

팜므파탈적 고혹적 연기 한껏 펼쳐

내달 한·미 합작영화 촬영차 출국

 

한재희는 은석이라는 아들 때문에 욕망이나 야망이 있었거든요. 마지막에 안민영(김태훈 분박준하(이상엽)보다는 아들에게 가서 진심을 구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결국 아들과의 재회는 이뤄지지 못해 아쉬웠어요.”

지난 15KBS 2TV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마지막회에서 한재희(박시연)7년간 교도소에서 자신의 죗값을 치렀다.

드라마는 주된 러브라인인 강마루(송중기)와 서은기(문채원)를 이어주며 막을 내렸지만, 막상 첫사랑한재희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지난 27일 오후 강남구 논현동에서 재희를 연기한 박시연(33)을 만났다.

사실 마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쉬운 게 없어요. 재희랑 마루가 이어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됐거든요. 한 번쯤 만나도 좋았겠지만, 할 이야기도 없을 것 같고요.(웃음)”

그는 오히려 못내 아쉬운 부분으로 아들 은석과 관계를 언급하며 “7년이 지났던 만큼 중학생 캐스팅도 했지만 못 나왔다나왔다면 제 캐릭터도 한층 더 완성도 있게 그려지지 않았을까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15일 새벽에야 촬영을 마친 박시연은 그날 저녁 종방연에서 출연진과 함께 마지막 방송을 지켜봤다.

방송이 끝나니 시원하기도 한데, 섭섭한 게 더 커요. 다른 미니시리즈에 비해서 오래 준비했거든요. 끝났다는 건 실감이 나는데 다들 보고 싶어요.”

그가 열연한 악역 재희는 표현하기에는 쉽지 않은 인물이었다. 끓어오르는 욕망으로 첫사랑을 배신하고 재벌 회장에까지 올랐지만, 결국 그 첫사랑을 잊지 못해 몸부림쳤다.

쉽지는 않았지만, 재희를 이해해야 했죠. 회를 거듭할수록 PD께서도 재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 드라마가 막장이냐, 아니냐가 결정된다고 하셨어요. 그 아슬아슬한 을 타고 갔는데, 어려웠어요.”

그는 마루에 대한 욕망이 과해지면서 재희의 사랑은 집착과 애증이 된 것 같다이런 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대사를 이해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동안의 고충을 전했다.

높은 지위와 첫 사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픈 재희의 욕망은 극에서 은기에 대한 일그러진 증오와 마루에 대한 연정으로 표출됐다

지난 14일 전파를 탄 마루와 재희가 벤치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이러한 감정이 극도로 터져 나온 부분.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묻자, 박시연은 주저 없이 이 장면을 꼽았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다른 장면을 찍다가 대본이 나왔다기에 읽었는데, ‘펑펑울었거든요. 너무 울어서 촬영도 중단할 정도였죠. 그 순간 겪은 느낌과 감각이 아직도 기억나요.”

박시연은 이를 두고 마치 그동안 마루와 재희의 관계를 요약해 낸 장면 같았다고 묘사했다.

드라마 자체도 같은 시간대 1위를 달리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극 중 박시연의 눈부신 미모 또한 화제를 모았다. 자칫 나이 들어 보일 수도 있는 재벌 회장 역인데도 마치 딱 맞는 옷처럼 고혹스러운 매력을 마음껏 드러냈기 때문.

제가 의견을 많이 냈어요. 회장님이 되고서는 컬러풀한 의상을 넣자고 했고, 머리도 단발로 하자고 제안했죠. 입술도 악역이라고 새빨간 것 말고, 살짝 물든 것 같은 빨강으로 하자고 했고요.”

박시연은 착한 남자외에도 영화 간기남등 올해 출연한 작품들에서 잇따라 팜므 파탈적인 매력을 뽐냈다. 자칫 이러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한 염려는 없을까.

저는 생각해보면 청순한 역할은 없었어요. 사랑이 있다 해도 처절했거든요. ‘왜 사람들은 날 그렇게만 볼까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있어요.”

그는 그러나 샤론 스톤을 보면 비슷한 듯 보여도 매번 다른 역할을 자신만의 매력으로 소화하지 않느냐굳이 신경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박시연은 내달 한·미 합작영화 더 라스트 나이츠촬영차 체코 프라하로 떠난다. 그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더 라스트 나이츠의 상대 배우는 모건 프리먼, 안성기 등 양국의 톱 배우.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와 영어에 능숙한 그지만, 영어로 연기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그는 한국에 온 지 10년도 넘었고 쓰지 않으면 잊는 게 영어인지라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는 TV나 라디오를 틀어놓고 영어를 듣는다고 준비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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