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돼지와 오토바이’

 
과거의 상처를 딛고 세상과 당당히 맞서는 사내의 이야기가 희망으로 다가온다.
극단 청사가 찾아가는 문화활동공연으로 마련한 연극 돼지와 오토바이’(이만희 작·남상욱 연출)를 통해 희망의 사내와 만나보자.
10일 오후 3시 영동 노인복지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문길곤·이은희·정아름씨 등이 출연하다.
인생을 사노라면 누구에게나 축약된 시간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그때는 어떤 방식이든 정리와 결단을 내려야한다. 주인공 사내는 아내와 사별한지 십 수 년이 지났다. 학원에서 영어강사를 하면서 혼자서 살아오고 있던 터, 몇 년 전부터 박경숙이가 결혼하자고 매달리나 그때는 자신이 결단을 내려야할 게제가 아니었다.
여자 부모 쪽 반대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사내는 그저 연인관계로 좋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그동안의 경숙이의 집요한 설득으로 그녀의 부모가 결혼을 승낙하게 되고, 내일이면 사내도 가부간에 자신의 결심을 밝혀야 된다.
박경숙은 사내가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할 당시의 제자로 사제지간이며 나이차이도 많다. 그녀는 수련의 과정에 있으며 미모와 품성을 겸비한 재원, 그녀에 비해 자신은 초라한 경력에 볼품없는 처지다.
전과자이기도 했다. 재혼할 것이냐, 말 것이냐? 이 문제를 놓고 사내는 깊은 생각에 빠져든다.
간단없는 상념 속에서, 결코 곱지 못한 자신의 과거행적(기형아를 낳아 아이를 죽이고 2년간의 옥살이와 그로 인한 아내의 자살 등)에 괴로움과 좌절도 맛보며 사별한 아내와 다정하게 의논도 하고 심하게 다투기도 한다.
생각하기도 싫었던 과거지사가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아내는 왜 자살했으며, 자신은 왜 옥살이를 했고, 지금 제자와 결혼을 왜 주저하게 되는가 등.
이 작품은 이런 사내의 내면의 흐름에 초점을 맞춰 그의 혼란스러운 칩거상태를 무대화한 것이다.
남상욱 연출가는 이 작품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과거를 갖고 사는, 그래서 현재에는 매사 극적일수밖에 없는 한 사내의 서사극이라며 연극의 주인공 사내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용기를 얻을 수 있으면 이 연극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문의=043-255-7774·010 -3407-1349 .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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