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졸림 사망 판단…제3자 범행 가능성 희박"

만삭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의사 백모(32)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윤성원 부장판사)는 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의사 백모(32)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백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선 "목 부위 피부 까짐, 오른쪽 턱뼈 주변의 멍, 근육 내 출혈, 정수리와 얼굴의 상처 등에 비춰보면 피해자는 백씨의 주장처럼 이상자세로 인해 질식사한 것이 아니라 목을 졸려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백씨는 아내의 사망이 `목 눌림에 의한 질식사'가 아닌 만삭 임신부의 신체적 특성 때문이었다며 결백을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처와 백씨의 옷 등에서 발견된 혈흔이 둘이 다툰 흔적으로 판단되는 점, 백씨가 사건 당일 전화를 잘 받지 않는 등 의문스러운 행동을 보인 점, 제3자의 범행 가능성이 희박한 점을 고려하면 백씨가 피해자와 말다툼과 몸싸움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형이 가볍다는 검찰 주장은 "피고인만이 상고해 대법원에서 판결이 파기된 경우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따라 원심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는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백씨는 작년 1월 서울 마포구 도화동 자신의 집에서 만삭인 아내 박모(당시 29세)씨와 다투다가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돼 1,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 6월 대법원은 "사망원인 등을 치밀하게 다시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피해자 유족은 재판이 끝난 뒤 "사법부와 검찰이 사건의 가려진 진실을 밝혀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백씨가 상고하면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다시 심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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