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에 한번꼴 `휴가·외박'.."연예병사 폐지하라" 비난 봇물

군 복무 중인 가수 비(본명 정지훈ㆍ31)가 유명 여배우와 열애설이 불거지면서 연예 병사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연예 전문 인터넷 매체인 '디스패치'는 지난 1일 비가 2011년 10월 배우 김태희와 한 광고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맺고 나서 작년 12월에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만났고 12월23일부터 4박5일 휴가를 나와 데이트를 즐겼다고 보도했다.


정 상병이 자주 휴가를 나와 데이트를 즐긴다는 보도가 나오자 2일 국방부 홈페이지 등에는 연예 병사에 대한 특혜가 상상을 초월한 것 아니냐는 등의 비판 글이 쇄도했다.

한 누리꾼은 "신세대 장병들에게 연예 사병들의 특혜를 보면서 철책을 지키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그들의 공로에 비하면 너무 큰 포상과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냐"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제가 군 생활할 때만 해도 신병 위로휴가와 1차, 2차, 3차 정기휴가, 포상휴가 2번밖에 없었다"면서 "군 생활 열심히 해서 포상휴가 많이 받는 병사들을 봐도 연예 병사보다는 훨씬 적게 나간다"고 말했다.

"선진 병영, 강한 군대 외치지 말고 연예 병사부터 없애야 한다", "연예 병사들의 군 기강이 이토록 해이해진 걸로 봐서 당장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등 연예 병사 제도를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도 잇따랐다.

곰신'(남자 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자 친구)이라고 주장한 한 여성도 "나는 군대에 간 남자 친구를 잘 보지 못하는데 김태희는 잘 만나는데 말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김관진 국방장관의 트위터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정 상병은 지난해 포상휴가 17일, 개인 성과제 외박 10일, 공무상 외박 44일 등으로 71일을 썼다. 정기휴가는 아직 쓰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포상휴가는 국방부 근무지원단장 포상 11일, 대대장 포상 4일, 홍보지원대장 포상 2일 등이다. 외박 44일은 스튜디오 녹음과 안무연습 25일, 위문열차 출연 19일 등이다.

앞서 2011년 10월11일~작년 3월9일까지 육군 5사단에서 일반 병사로 근무할 때는 병가(봉화직염) 7일, 위로ㆍ포상휴가 9일, 특급전사 포상휴가 7일 등 23일을 부대에서 나갔다.

연예 병사와 일반 병사 근무 때 휴가와 외박일수를 합하면 94일에 이른다.

입대한 지 448일인 정 상병이 연예 병사로 근무한 기간은 298일이다. 연예 병사로 근무하는 동안 휴가와 외박을 71일 사용했기 때문에 나흘에 하루꼴로 휴가나 외박을 나간 셈이다.

현재 일반 병사에게는 신병 위로휴가(4박5일) 1회, 정기휴가(9박10일 1회, 8박9일 2회) 3회, 외출 한 달에 1회, 외박 분기당 1회 등을 준다. 포상휴가는 중대급 이상 부대에서 10일 이내로 제한되고 있다.

2009년부터 작년까지 일반 병사의 평균 휴가 일수는 43일이다.

국방부는 정 상병이 군모를 착용하지 않고 부대를 나갔다는 의혹 등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규정을 위반했으면 규정에 의거에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현재 군 복무중인 나머지 15명의 연예병사에 대해서도 휴가와 외출·외박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정 상병이 외박을 나갈 때 국방부의 관리 감독체계도 허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연예 병사가 외박을 나가면 국방홍보원 담당자(실무관) 1명이 동행하지만 24시간 붙어 있을 수 없어서 개인행동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일 "야간에도 공연 연습을 하기 때문에 24시간 동행하기는 어렵다"면서 "1박2일 또는 3일씩 공무상 외박을 나갈 때 동행자(실무관)가 없으면 혼자서 알아서 일을 보고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외출은 수시로 있기 때문에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예 병사가 과도한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은 국정감사 때마다 제기됐다.

국방부가 지난해 10월 민주통합당 진성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09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역한 연예 병사 32명의 평균 휴가 일수는 75일로 일반 병사의 평균 휴가 일수 43일의 1.7배에 달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