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늘어나는 빈집…화재에 취약

최근 충청지역에서 빈집화재가 잇따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28일 오전 9시 48분께 충주시 앙성면 단합리 한 빈집에서 불이 나 45㎡를 전부 태워 40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2시간여만에 진화됐다.
신고자 이모(51?여)씨는 경찰에서 “아궁이에 쓰레기를 태우고 있는데 갑자기 연기와 불길이 솟구쳤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비어있던 이 집 아궁이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불이 내부로 옮겨 붙어 발화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이 불이 인근으로 옮겨 붙었다면 큰 불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초기 진화로 인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26일 새벽 4시 47분께 세종시 소정면 고등리 빈집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불은 인근 이모(여?84)씨의 주택으로 옮겨 붙으면서 치매를 앓고 있는 이씨와 지체장애 1급인 아들 김모(49)씨가 숨졌다.
이 불은 빈집과 이씨의 주택 등 2채 98㎡를 태운 뒤 2시간20여분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인근 빈집에서 시작된 불이 주택으로 옮겨 붙으면서 이곳에 살고 있던 이씨와 거동이 불편한 김씨가 미처 불을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처럼 최근 빈집에서 발생한 화재가 인근으로 옮겨 붙어 큰 피해를 내는 사례가 급증하는데다 충청지역의 빈집이 꾸준히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인구 주택 총 조사에 따르면 충북지역에는 지난 2000년 2만6492개였던 빈집수가 2005년 3만2174개, 2010년 3만7251개로 늘어났다. 충남지역도 2000년 4만8245개에서 2005년 5만1401개, 2010년 6만16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빈집화재는 노숙자들이 추위를 피하려 빈집에서 불을 피우거나 쓰레기를 태우는 인근주민들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빈집에서 발생한 불이 인진 주택으로 번져 초기진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큰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관련 당국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매년 빈집이 늘어나 관리가 필요하지만 개인 재산이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소방본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빈집에 불이 날 경우 인근 주택으로 옮겨 붙어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커질 수 있어 초기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같은 위험성에도 빈집 화재를 예방할 대책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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