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다 MLB'…'괴물' 류현진의 습격이 시작된다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로 이적한 '황금 왼팔' 류현진(자료사진)

13일 다저스 스프링캠프 돌입…3~4선발 고정 1차 목표

두자릿수 승리·2점대 평균자책점·NL 신인왕 세 마리 토끼몰이

 

'황금 왼팔'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미국프로야구 정복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한다.

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팀 훈련을 본격 소화한다.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에서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기 위한 투수 류현진의 도전이 마침내 막을 올리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출국해 로스앤젤레스에서 몸을 푼 류현진은 2일 일찌감치 글렌데일에 도착해 캠프가 열리기만을 기다려왔다.

다저스로부터 6년간 연봉 394억원(3천600만 달러), 이적료 281억원(약 2천573만 달러) 등 총 675억원을 받는 조건에 한국프로야구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류현진은 첫해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겨 '아메리칸 드림'의 발판을 놓겠다는 각오로 뛴다.

한국과 전혀 다른 미국의 생활환경, 먼 이동 거리, 파워가 남다른 빅리그의 타자,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 타국에서 불현듯 찾아오는 향수병.

성공의 걸림돌이 이렇듯 적지 않지만 류현진은 대한민국 에이스로 7년간 버텨 온 자신감을 무기 삼아 하나씩 극복해갈 참이다.

그가 한국프로야구에 남긴 발자국은 크고도 깊다.

2006년 한화 이글스 입단한 류현진은 1982년 프로 출범 이래 사상 첫 신인왕·최우수선수(MVP) 동시 석권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두둑한 배짱과 20대 초반이라고 믿기 어려운 노련미를 겸비한 그는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볼과 현란한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리그를 순식간에 평정했다.

프로 2년차부터 7년차까지 작성된 연차별 연봉 신기록은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괴물'이라는 애칭이 그의 이름 석 자 앞에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류현진은 프로 7년간 갈고 닦은 '괴력'을 이제는 월드시리즈 우승에 한 맺힌 다저스를 위해 발휘할 생각이다.

그는 두자릿수 승리, 2점대 평균자책점, 내셔널리그 신인왕 등 올해 목표를 한꺼번에 세 가지나 내걸었다.

13승10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고 2011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수상한 제러미 헬릭슨(탬파베이)의 사례를 볼 때 류현진의 세 마리 토끼몰이는 불가능하지 않다.

팀의 3~4 선발로 거론되는 류현진이 목표를 이뤄낸다면 다저스도 1988년 이후 25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 복귀에 큰 탄력을 받는다.

한화 감독 시절 류현진을 에이스로 키워 낸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을 비롯해 숱한 야구인들은 그의 두자릿수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향한 첫 걸음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3~4선발 투수로 돈 매팅리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는 것이다.

한화의 에이스로 모든 페이스를 정규리그 개막전에 맞추고 느긋하게 컨디션을 조절했던 예년과 달리 류현진은 도전하는 처지에서 스프링캠프를 맞는다.

다저스는 빅리그에서 류현진의 성공을 점치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 그의 기량을 미심쩍게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주변의 우려를 말끔히 씻고 몸값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류현진은 24일부터 3월31일까지 벌어지는 34차례 시범경기에서 전력투구를 펼쳐야 한다.

류현진이 시범경기에서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 원 투 펀치를 뒷받침할 3~4선발 투수로 낙점받는다면 빅리그 연착륙을 위한 토대는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류현진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선배 박찬호가 빅리그에서 17년간 뛰면서 쌓은 아시아 투수 통산 최다승(124승)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이다.

원대한 다짐의 시작이 바로 이번 스프링캠프다. 류현진이 그 출발선에서 괴물의 습격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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