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국제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회에서 레슬링 종목을 오는 2020년 하계올림픽부터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충북지역 체육인들이 탄식하고 있다.
13일 충북도체육회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도체육회에 등록된 레슬링 선수는 중등부 64, 고등부 27, 대학부 10, 일반부 4명 등 모두 105명이다.
최근 8년간 전국체전에서 딴 금메달 수는 모두 8개며 2012년 전국체전에서도 1개의 금메달을 포함, 모두 10개의 메달을 따냈다. 충북 체육계의 효자 종목인 셈이다.
지난해 전국체전 금메달리스트 충북대 최재민(4)과 은메달을 딴 충북체고 변인영(3학년) 등은 국가대표급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퇴출 소식으로 체육계는 당황하고 있다. 또 레슬링 국가대표를 꿈꾸고 있는 자칫 어린 선수들이 목표의식을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퇴출 대상으로 최종 확정된다 하더라도 정식 종목으로 유지되는 2016년까지를 바라보는 대학부는 충격이 덜하다. 하지만 한창 성장 중인 중·고등부 레슬링 꿈나무들에게는 심리적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청주 율량중 서백석 교사는 "현재 운동을 하는 선수들보다 올림픽 무대라는 동기 부여가 사라지면 앞으로 새내기 선발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충북체고 최동호 교사 역시 "장기적으로 선수 선발에 동기부여를 할 수 없으니 선수층이 얇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충북레슬링협회 박종진(충북대 교수) 전무이사는 워낙 힘든 종목이기 때문에 선수 발굴이 어렵다그나마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좋은 이미지와 함께 선수발굴이 쉬웠지만 이번 퇴출로 인해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대회는 유지되니까 이미 입문했다면 운동을 중도 포기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국민적 관심이 낮아져 레슬링계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전국소년체전 3년 연속 종합 3위라는 위업을 달성한 충북도교육청은 벌써 성적 하락을 걱정하는 눈치다.
지난 전국소년체전에서 충북은 레슬링 종목에서 은 1개 동 1개를 따냈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해마다 전국체전에서 중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해온 충북의 효자 종목인데 새로운 선수 발굴이 어려워지면 저변이 위축되고, 자연스레 성적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레슬링의 올림픽 퇴출 여부는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릴 IOC 총회 때 최종 결정된다.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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