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택 중원대 교수

해방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돌이켜보면 정치가 끊겨진 때는 있었어도 공직부패는 아직도 잔존하고 있다.

민의를 수렴하여 국정에 반영하는 정치는 이익과 권력을 쫓아 제갈길을 가고 있고, 국정감시 기능은 상대적으로 미약했고, 오히려 행정에 정치가 부수적으로 종속했다는 인상밖에 주지 못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풍조가 싹트고 무관심 또는 방관적 태도로 외면해 오는 동안 우리는 관치에 완전히 순치 되어 왔다.

어느 나라고 거의 비슷하지만, 관료와 군대는 국가를 지탱하는 양대 지주라고 볼 수 있다.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방대한 조직과 기술 그리고 우수한 두뇌가 집합한 집단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위에 본원적으로 따르는 이 있는 것이다.

즉 권력의 행사와 집행이 그것이다. 어려운 상황과 질곡의 여건하에서 나라를 세우고 이제는 국제 사회에서 당당하게 국위를 내세울 수 있는 공은 행정관료에 돌려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나라가 커 갈수록 정비례해서 행정기구는 비대해지고 그 권한이 커갈수록 관폐와 역기능이 나오게 되었던 것이다.

새삼 불미스럽고 불행스러운 과거의 관료 폐단을 낱낱이 열거하지 않아도 어떤 부조리와 비위가 관가에 번창하였음은 우리들이 더 잘 아는 바이다.

최근 검찰과 노동부는 유명 대기업의 노조방해에 대하여 압수수색물 분석 등을 통해 위법을 지시한 윗선을 밝히는 데 수사력이 집중하고 있는데 여기에 공직자들도 연루되고 있다고 한다.

경찰도 대기업 경제수사를 하겠다고 하며 실제로 수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평소 박 대통령은 대기업이 소상공인들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대형기업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어 검찰과 경찰 등 사정기관들이 경쟁하듯 반부패 수사에 나서고 있다.

1971년 영국에서 파견된 홍콩 총독 매클로스(Marry Maclehose)는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염정공서(ICAC:Independent Commission Against Corruption)란 반부패 기구를 창설하였다.

염정공서는 설립시 중국인의 관습이나 관례에 어긋난다하여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부패사건의 수사 및 조사권 , 사법권 및 구속권이 있고, 시민들에게 반부패 교육 예방 및 출판 발간·훈련 등의 홍보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홍콩정부의 정의와 공정한 사회의 룰을 정립하는데 기여하였다.

또한 영국에서 유학하고 온 이광요 전 싱가포르 수상은 1952년 반탐오조사국이란 것을 만들어 싱가포르의 부패방지와 조사를 책임졌는데 초창기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하였지만 싱가폴 수상직속으로 설치된 반탐오조사국은 모든 공직자들의 부정행위를 철저하게 조사·감시해 구조적인 부조리를 척결하여 세계와 아시아국가에서 가장 청렴한 국가로 만들었다.

부패는 수면하의 빙산같아서 잘보이지도 않고 드러나지도 않는다.

공직윤리라는 것이 단기간에 정립되는 것도 아니고 공직자의 조직문화라는 것도 변화가 필요함에도 바꿔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부패의 실체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적절한 대책을 만들어 시행하여야 한다.

유리알처럼 투명한 국가, 반부패 법치주의 ,탈권위주의 정신 등이 요구 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공직자들의 윤리와 공복관의 회복이다.

아무리 개혁과 반부패대책을 한다 해도 위로는 대통령부터 아래로는 9급공무원에 이르기까지 공직자들의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신 혼이 없다면 나무에서 물고기를 찾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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