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는 13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이을 새 교황에 아르헨티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6) 추기경이 선출됐다는 소식에 잇따라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14일 교황 선출 축하 메시지를 통해 "새 교황이 우리 교회가 세상에 사랑과 일치, 진리와 희망, 빛과 기쁨을 가져오는 '평화의 도구'가 되도록 이끌어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염 대주교는 이날 오전 명동대성당에서 새벽미사를 주례하고 새 교황 선출의 기쁨을 신자들과 함께했다.

1534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교황을 배출한 예수회의 한국관구 조인영 홍보국장 신부는 이날 "(예수회 배출을 떠나) 새 교황이 선출된 것 자체로 이미 기쁘다"며 "교회 한 일원으로서 같은 수도회 추기경이 전체 보편 교회를 이끌고 가게 돼 축하하고 같이 기도를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명으로 가난한 자를 위한 삶과 청빈을 강조한 성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를 택한 것에 기대의 목소리가 높다.

'예수회 인권연대 연구센터'를 이끌며 빈민 구호에 앞장서 온 박문수 신부는 "프란치스코를 선택한 것은 반갑고 의미가 깊다"면서 "물질 중심의 개발에 반대되는 방향으로, 이미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으로 세계에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홍준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평협) 회장은 "프란치스코라고 이름을 지은 것은 가난의 영성을 살다간 성인의 정신을 따르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환영했다.

최 회장은 "물질 만능 세태에서 영혼이 살아 숨 쉬는 교회와 세상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 같다"면서 "그런 세상을 구현하는 중심점이 돼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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