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충북지역은 실망감에 휩싸였다.
새삼 ‘실망’이라는 말을 꺼낸 것은 최초의 충북 출신 경찰총수인 김기용 청장이 ‘전격 교체’ 됐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임기보장’을 약속했다는 점에서 이번 교체 결정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경찰위원회는 지난 15일 회의를 열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신임 경찰청장으로 제청한 이성한(57) 부산경찰청장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했다.
지난해 5월 취임한 김 청장은 인사발표 전날까지도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하룻밤 사이에 중도 하차로 결과가 뒤집어 졌다.
앞서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경찰이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본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현재 2년인 경찰청장의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공약했고, 정치권에서도 교체론이 제기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짧은 임기는 2년 임기 중 15개월이나 남아있는 상태에서 끝이 났다.
이번 깜짝 인사에 경찰내부도 술렁이는 분위기를 보였다. ‘2년 임기 보장’이라는 박 대통령 공약도 ‘없던 일’이 됐고, 박 대통령의 ‘약속’을 믿고 유임에 기대가 컸던 만큼 충북의 실망감도 컸다.
한 경찰관은 “경찰 창설 이래 첫 충북 출신 총수가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낙마하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한껏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임기를 보장함으로써 중립성을 지키려는 입법취지가 훼손됐다”며 “서운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인사에 대한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고민이 있었으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선거를 앞두고 표를 담보로 약속했던 것은 지켜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고, 믿음을 잃는다면 자리를 잃게 된다. 선거 기간 중 나왔던 국가 최도 지도자의 약속이 그저 ‘빈말’이 되는 현실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