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모래언덕 마구잡이… 송림 훼손도 심각
주민 ‘반대 여론’에도 당국 ‘적법’이유 허가

태안군 안면도의 자랑인 울창한 소나무 숲과 아름다운 해안생태계가 편법과 불법으로 파헤쳐져 관광지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어 관계기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충남도가 국제관광지 조성을 추진중인 안면도에서는 수십년전부터 해안모래언덕 등에서 유리원료로 쓰이는 규사를 채취해 해안경관 훼손과 송림훼손 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실례로 안면도국제꽃박람회가 열렸던 꽃지해안공원의 경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신두리사구보다도 원형이 잘 보전된 해안사구였지만 한 유리회사가 이 곳에 공장을 설립하고 규사를 채취하는 바람에 지금은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그 부작용으로 꽃지해수욕장 모래유실과 해수범람 위험이 높아져 해안에 콘크리트 옹벽을 설치했지만 오히려 해수욕장 모래유실을 촉진하는 역효과가 나 현재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옹벽철거와 해안모래언덕 복원이 추진 중이다.
규사채취로 인한 이같은 부작용은 안면도 해안 대부분에서 되풀이되고 있어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이 안면도 규사채취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관계법상 적법하다는 이유로 충남도와 태안군이 허가를 내줘 규사채취는 계속되고 있다.
규사채취를 허가하고 그 후유증으로 인한 환경파괴비용은 세금으로 충당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규사채취 장소 되메우기용 토사확보를 위해 안면도 산림마저 파헤쳐지고 있어 국제관광지로 조성될 안면도 경관이 갈수록 흉물스럽게 변하고 있다. 송림훼손 방법 또한 법의 허점을 악용해 토사만 파낸 뒤 허가를 취소하고 방치하는 수법으로 수년 째 계속되고 있어 태안군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토사채취업자들은 안면도 산림 대부분이 송림이 울창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토사채취허가를 받기가 어렵게 되자 버섯재배사를 신축한다는 빌미로 토지주나 농민 등의 명의로 산지전용허가를 받아 흙만 파내 뒤 내버려두는 바람에 안면도 구석구석이 볼썽사나워지고 있다.
실례로 태안군이 안면도지역에 수차례 버섯재배사허가를 내줬지만 사업목적대로 버섯을 재배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안면송림을 관리하는 충남도도 안면도 병술만 일대에서 채취한 규사운반을 위해 불법으로 도유림을 훼손해 운반로를 개설했는데도 모르고 있다가 주민과 관광객들이 항의하자 뒤늦게 대처하는 늑장대응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안면도주민 B씨는 규사 채광인가권을 가지고 있는 충남도와 산지전용허권을 가지고 있는 태안군의 철저한 허가심사와 관리감독이 시급하다수백억원의 혈세가 들어가는 안면도 해안옹벽철거와 생태계복원에 앞서 근본원인인 규사채취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안면도 임야에 대한 버섯재배사허가가 신청이 접수될 때마다 토사채취목적의 편법이 의심되지만 관계법상 문제가 없어 허가를 내주고 있다편법차단을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태안/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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