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강동대학교 교수>

  이제 내일이면 5월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기초 단위인 가정은 우리 삶의 보금자리이다. 우리는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는 가정의 달 5월이 오면 어버이날과 어린이날 등 가정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생각한다. 우리의 부모가 그랬듯이 우리도 우리의 자식에게 똑 같은 마음으로 사랑과 정성으로 자녀를 양육한다. 또한, 자식도 그런 사랑으로 그의 자식을 양육 한다. 이런 순환 과정이 인생에 돌고 돌아가며 순환된다. 따라서 오늘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캥거루족의 사랑인 캥거루 맘과 내리사랑의 반대인 치사랑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리 시대에 만연되어 있는 캥거루 맘이란 무엇인가, 이는 캥거루족이라는 용어를 살펴 보면 알 수 있다. 캥거루 족이란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취직을 하지 않거나, 취직을 해도 독립적으로 생활하지 않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며 사는 20 - 30대의 젊은이들을 일컫는 용어이다. 캥거루족은 어쩔 수 없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아니라, 취업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고 부모에게 빌붙어 사는 철없는 젊은이들을 가리킨다. 2000년을 전후해 젊은이들의 취업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한 뒤, 2004년 무렵부터 한국에서 나타난 신조어이다. 그러나 용어만 다를 뿐, 캥거루족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캥거루족이 어른으로서 책임져야할 일을 회피하는 일종의 피터팬 증후군이라고 설명한다. 피터팬 증후군은 육체적으로 성숙했지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정신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1983년 미국의 심리학자 댄 카일러 박사가 피터팬 신드롬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했다.   통계청 관련 자료에 의하면 자립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얹혀사는 30 - 40대 캥거루족(Kangaroo 族)이 5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젊은 층 취업난과 고령화 추세가 가속화하면서 이들 캥거루족에서부터 결혼하고서도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기대는 스크럼족(Scrum 族)까지 자녀 양육의 짐을 벗고 홀가분한 노후를 보내고 싶었던 노부모들에게는 족쇄 아닌 족쇄가 되고 있다. 특히 스크럼족으로 인해 3대가 모여 사는 형태로 대가족이 재등장하는 등 가족 형태도 재편되고 있다.
  우리 시대에 만연되어 있는 사랑이란 말에 대하여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생각해보자. 특히 요즘 시대에 잊혀져 가는 치사랑이라는 말과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치사랑이란 무엇인가. 우리 생활 속에  치사랑은 없어도 내리사랑은 있다라는 옛 속담이 있다. 자식에게 들이는 정성만큼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 행태를 꼬집어 경계하는 경구이기도 하다. 치사랑은 부모에 대한 사랑이고, 내리사랑은 자식에 대한 사랑이다. 치사랑은 부모께서 주신 사랑을 돌려드리는 것으로 낳고 기르고 가르쳐주신 큰 은혜를 갚는 필연적인 효도이다.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의 반의 반 만이라도 다시 돌려드린다면, 그 만한 효도는 없다. 자식에게 쏟는 사랑의 반의 반 만이라도 부모에게 쏟는다면, 그 만한 치사랑은 없을 것이다. 자식된 도리를 모르면서 부모된 도리를 다 하기는 어렵다. 치사랑할 줄 전혀 모르는 내리사랑은 분명코 참된 사랑이 아니다. 사랑이란 말이 순수 한글이듯이, 치사랑도 순수한 우리말이다.
  가정의 달 5월은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가장 작은 사회, 기초사회의 핵심인 가정의 소중함을 더욱 느껴야 하는 가정의 달 이다. 부모 자식간의 사랑은 캥거루 맘 이상의 사랑 이다. 캥거루라는 동물의 지극 정성인 사랑을 인간은 훨씬 뛰어넘는 사랑을 실천해야 하며, 이러한 사랑이 현대인의 진정한 사랑 이다. 진정한 사랑의 핵심은  치사랑 실천이며, 5월은 캥거루 맘으로 치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달이다. 그것은 살아계시는 부모님 한 번 더 찾아 뵙고, 부모와 함께 식사 한 끼 맛있게 하는 모습을 사랑하는 자식과 함께 실천하면 살아있는 그대로의 치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진정한 캥거루 맘을 지닌 현명한 현대인으로서 건강한 치사랑을 실천하는 가정의 달 5월이 되기를 바란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