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김선우에 이어 한국인 선수로는 세 번째 완봉승 기록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왼손 투수 류현진(26)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무사4구 완봉승을 거두며 시즌 6승째를 수확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지역 맞수'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과의 홈 경기에서 9회까지 혼자 던지면서 4사구 하나 없이 2안타만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상대 강타선을 틀어막았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완벽투를 발판삼아 루이스 크루스의 2점 홈런 등으로 3-0으로 이겼다.

이로써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완봉승과 함께 시즌 6승(2패)째를 거뒀다.

메이저리그에서 완봉승을 거둔 한국인 투수는 박찬호, 김선우에 이어 류현진이 세 번째이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124승 가운데 세 차례를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소속이던 2006년 6월 3일 피츠버그를 상대로 6이닝 5피안타 8탈삼진으로 마지막 완봉승을 올렸다. 당시 이 경기는 강우 콜드게임으로 6회에 경기가 종료됐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5승3패)를 제치고 팀 내 최다승 투수로도 올라섰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3.30에서 2점대인 2.89로 낮아졌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는 시즌 두 번째 2루타를 때리며 3타수 1안타를 기록, 타율이 0.238에서 0.250으로 높아졌다.

류현진은 이날 113개의 공을 던졌으며 이 중 79개가 스트라이크였다. 특히 직구 최고 구속이 데뷔 후 가장 빠른 시속 95마일(153㎞)에 이르렀을 정도로 우타자의 바깥쪽에 꽉 차는 빠른 공이 위력적이었다. 볼 스피드가 좋다 보니 빠른 볼로 윽박지르다가 간간이 섞어 던지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에 에인절스 타선은 속수무책이었다.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올해 1승7패, 평균자책점 6.19로 부진한 우완조 블랜턴과 맞대결했다.

에인절스는 애초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던 조시 해밀턴이 경기 전 갑작스런 허리 통증을 호소, 대신 좌타자 J.B 슈크가 8번 좌익수로 들어가면서 타순과 수비를 약간 조정했다.

류현진은 1회 공 10개만으로 세 타자를 평범한 외야 뜬공으로 요리, 산뜻하게 출발했다.

첫 타자 에릭 아이바를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마이크 트라우트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앨버트 푸홀스는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트라우트와 상대할 때 시속 94마일(약 151㎞)짜리 직구를 던지는 등 초반부터 빠른 볼에 힘이 실렸다.

2회에 상대 4번 타자 마크 트럼보를 3루 땅볼로 솎아낸 류현진은 하위 켄드릭에게 0볼-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좌전안타를 얻어맞아 처음 주자를 내보냈다.

이어 알베르토 카야스포의 강한 타구를 몸으로 막아내고는 1루에 던져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2사 2루에서 크리스 아이아네타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 이날 첫 탈삼진을 기록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3회에는 첫 타자 슈크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이어 투수 조 블랜턴에게 1,2루 간을 빠질 듯한 땅볼 타구를 허용했지만 1루수 애드리안 곤살레스가 잘 잡아냈고, 류현진이 재빨리 베이스커버에 들어가 간발의 차이로 아웃시켰다.

이어 아이바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활약했다. 다저스의 첫 안타가 류현진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3회말 1사 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가수 싸이의 곡 '젠틀맨'에 맞춰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1볼-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직구를 밀어쳐 우익수 키를 넘겨 원바드로 펜스를 맞추는 2루타를 때렸다. 류현진의 시즌 두 번째 2루타다.

하지만 1번 칼 크로퍼드가 삼진, 2번 마크 엘리스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류현진은 더이상 진루하지 못했다.

4회에도 류현진의 호투는 계속됐다.

트라우트를 2루수 땅볼, 푸홀스는 3루수 땅볼로 잡아냈고 트럼보의 땅볼 타구는 자신의 왼 발등 쪽에 맞고 바로 앞에 떨어지자 재빨리 잡아 1루에 던졌다.

통증 탓인 듯 다리를 쩔뚝이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우려를 낳았지만 다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시속 140㎞대 후반의 빠른 공을 꽂아댔다.

5회 첫 타자 켄드릭의 안타성 땅볼 타구가 2루수 엘리스의 호수비에 걸렸고, 카야스포는 유격수 땅볼로 돌려보냈다.

이어 아이아네타를 첫 타석에 이어 다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게 했다.

4회 1사 2루 찬스를 살리지 못한 다저스는 5회 선두타자 후안 유리베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가 다시 기회를 엿봤다.

그러자 앞선 경기까지 시즌 타율 1할대(0.105)로 부진했던 크루스가 '깜짝 홈런'으로 균형을 깨뜨리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루이스는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6구째 직구를 받아져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시즌 1호 아치를 그렸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류현진은 6회에도 슈크를 좌익수 뜬공으로 요리하더니 블랜턴과 아이바를 잇달아 3구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인상적인 투구를 계속했다.

7회에는 트라우트를 삼진, 푸홀스를 2루수 뜬공, 트럼보를 유격수 땅볼로 줄줄이 돌려세웠다.

8회에는 켄드릭을 삼진, 카야스포를 유격수 땅볼로 요리한 뒤 아이아네타에게 우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얻어맞았지만 슈크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아이아네타에게 2루타를 내주기 전까지 2회 1사 후부터 19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는 등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9회에도 당당히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대타 브랜던 해리스를 루킹 삼진으로 타석에서 쫓아냈고 아이바를 3루 땅볼, 트라우트를 2루 땅볼로 잡아내며 메이저리그 첫 완봉승의 위업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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