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투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한국인 투수 중 데뷔 후 가장 이른 경기 만에 메이저리그에서 완봉승을 거두자 그 페이스가 얼마나 빠른지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영원한 숙적' 일본 출신의 투수들과 비교하는 목소리들이 조금씩 나온다.

일본프로야구의 자존심을 어깨에 걸고 태평양을 건너간 숱한 스타들과 견줘도 류현진의 페이스는 최고 수준이라 할 만하다.

현재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다르빗슈 유(텍사스)는 올해 첫 경기에서 8⅔이닝 퍼펙트 투구를 선보이는 등 정상급 실력을 자랑하지만 2년차를 맞은 올해까지 완봉승이나 완투승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그만큼 불같은 강속구 없이도 다양한 구종과 제구력으로 11경기 만에 완봉승을 엮어낸 류현진의 탁월한 적응 능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이거나 활약한 일본인 투수 가운데 데뷔 첫해에 완봉승을 거둔 이는 노모 히데오와 구로다 히로키 두 명뿐이다.

노모는 다저스 시절이던 1995년 데뷔 11경기 만에 첫 완봉승의 기쁨을 누렸고, 구로다는 마찬가지로 다저스에서 뛰던 2008년 13게임째에 마수걸이 완봉승을 신고했다.

노모는 6월 25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5승째를 완봉으로 장식했고 구로다는 6월 7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9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3승째를 거뒀다.

페이스만 놓고 보면 6승째를 챙긴 류현진은 노모와 어깨를 견주는 셈이다.

물론, 통산 성적을 놓고 보면 류현진은 여전히 노모에 닿기에는 올라가야 할 길이 더 높은 루키다.

'토네이도'라는 애칭을 얻은 독특한 투구폼으로 폭포수 포크볼을 구사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노모는 메이저리그에서 12시즌을 뛰며 123승(109패)을 거뒀다.

노모는 통산 16차례 완투해 9차례 완봉승을 챙겼다. 노히트노런도 2차례나 기록했다.

노모는 첫 완봉승을 거둔 다음 경기에서 다시 9이닝 무실점의 역투를 펼쳐 2경기 연속 완봉승을 거두고 신인왕을 향한 거침없는 질주에 나섰다.

마찬가지로 신인왕을 향해 당찬 도전을 벌이는 류현진의 다음 등판이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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