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에 발표…장기이식 분야에 새 빛

일본 과학자들이 줄기세포에서 인간의 간 조직을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실에서 조직을 배양해 병이나 사고로 손상된 장기들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일은 줄기세포로 알려진 미성숙 세포 연구의 개척 분야다.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의학대학원의 다카베 다카노리 박사 연구팀은 3일(현지시간)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성인의 간과 유사한 조직을 배양해 낸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들은 먼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만들어 이를 다른 세포들과 함께 배양해 간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간의 싹'(liver bud)을 만들었다.

크기가 5mm 정도에 불과한 '간의 싹'은 쥐의 뇌에 이식됐는데, 복잡한 혈관망을 완벽하게 갖춘 '인간의 간'(functional human liver)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진은 "우리가 아는 한 이번 논문은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기능을 하는 인간 장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런던 퀸 마리 대학의 말콤 앨리슨 교수(줄기세포 생물학)는 "이번 연구는 간 이상으로 죽어가는 환자의 피부세포에서 '미니 간'을 만들 수 있다는 뚜렷한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다카베 박사는 췌장과 신장, 폐와 같은 장기에서도 이 같은 실험방법이 적용될 수 있지만, 실험이 인간을 대상으로 이뤄지려면 앞으로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싹'의 크기를 훨씬 줄여 이를 혈류와 신체 내부에 주입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에딘버러대학의 스튜어트 포브스 교수(이식 및 재생의학)는 "논문의 제목은 '기능적인 인간의 간'이지만 이들 '간의 싹'에는 간에서 독소를 빼내는 담즙구조나 면역세포 등이 없다"고 말했다.(파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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