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자(수필가)

    5월에 있은 박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이번에 이루어진 중국 국빈 방문은 여러 면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일이다.

  특히 중국 방문에 나선 박근혜대통령의 옷차림이 화제가 되었다. 박대통령은 차분한 이미지로 여성성을 강조하면서도 한편 당찬 리더십을 반영한 옷차림을 선보였다. 정장 색상이 흰색에서 시작하여 보라색까지 다양하고 화사했기에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도 흐뭇하고 즐거웠다.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의 흰색정장, 인민대회당 행사에서 노란색,  댜오위타이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붉은색, 시진핑 주석내외와 특별오찬에서 분홍색, 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에서 보라색 , 그리고 만찬장에서의 다양한 색깔 한복이 보는 이들의 기분도 한결 상승시켰다.

   박대통령의 패션에 담긴 의미와 외교적인 메시지를 다는 알 수 없지만 그때그때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대통령의 흰색정장은 깨끗하면서도 단정하며 우리가 백의민족임을 상징하는 것임을 짐작케 한다. 별다른 장식 없이 다섯 개의 단추와 옷깃이 중국의 공식예복인 인민복을 연상케 하니 중국을 배려한 옷차림이기도 하다는 해석도 나왔다. 하얀색은 전통적으로 평화와 진실을 상징한다. 박 대통령의 방중 슬로건이 ‘마음과 믿음을 쌓아가는 여정’이라는 뜻의 ‘심신지려(心信之旅)’인만큼 의상 또한 적절했다는 평가다.

  전에는 치마 정장을 많이 입은 단정한 모습이었는데 대통령이 된 후에는 주로 바지정장을 즐겨 입는다. 그것은 나약한 여자의 이미지를 벗고 강하고, 활동적이며 적극적으로 보이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국빈 만찬장에서는 황금빛 한복 차림으로 품위를 더했다. 이날 박 대통령이 입고 나온 한복은 저고리와 치마 모두 황금빛을 띤 노란색에 녹색 고름이 달린 색상이었다. 또 전통 꽃문양의 자수가 수놓인 소매 끝동에 은박 깃이 디자인 됐다. 노란색은 중국에서 황제의 권위와 부를 상징하며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다. 시진핑 주석이 붉은 넥타이를 맸으니 황금색으로 화답해 친밀감을 전하는 것은 물론, 정상으로서의 품격도 드러내는 색상을 제대로 선택했다는 평가다. 때와 장소에 따라 갖가지 색 한복의 우아함을 마음껏 보여준 좋은 기회였다. 남성지도자들과는 다르게 여성 지도자에게는 패션의 힘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실감 할 수 있었다.

   중국의 퍼스트레이디이며 국민가수로 통하는 펑리위안과 나란히 선 모습은 패션대결이라도 벌이는 듯 관심이 쏠렸다. 부로치로 포인트를 준 박대통령과 스카프로 멋을 낸 펑리위안은 각기 자기 나름의 특징을 강조하였다. 박 대통령은 3박 4일 동안 9벌의 의상을 때와 장소에 따라 정장과 한복을 번갈아 입으면서 분위기에 맞춰 색깔을 조정해 의도된 메시지를 열심히 전달했다.
  대통령은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 위엄과 권위를 지녀야하며 대통령의 모습에서, 표정에서,일거일동에서 국가의 안정을 읽는다. 힘들어도 화가 나도, 울고 싶어도 마음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 대통령의 자리다. 하나하나가 국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박대통령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다. 그만큼 국민의 눈이 집중되어있다. 작은 것도 화제가 된다. 이 때문에 대통령의 대국민 이미지는 대단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손지갑 하나도 화제가 된다. 4천 원짜리 손지갑이었다. 손지갑을 제작한 업체는 즐거운 비명을 질렀으니 좋은 현상이다. 대통령은 여러 형태로 국민에게 비춰진다. 부드럽고 편안한 미소를 보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신뢰를 느끼기도 한다. 그렇기에 대통령의 모든 것은 전략적이다. 혼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의 대표로서 지도자로서의 상징성 때문이다.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후 중국에는 한복 열풍이 불어 한복장사를 해 볼만하다는 후문이다. 워싱턴포스트의 패션 저널리스트로 퓰리처상을 받은 로빈 기번이 “여성 정치인이 입은 옷은 정치적 성명 발표와 같다”고 말했다. 정치 지도자의 옷차림은 국가의 메시지를 담는 전략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시대 대한민국 최고의 드레서로 우뚝 선 박 대통령의 패션 외교는 계속 될 것이기에 크게 기대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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