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를 연고로 하는 간사이 지역 대표 프로야구팀 한신 타이거스가 이대호(31·오릭스 버펄로스)의 영입에 본격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대장' 오승환(31)에게도 눈독을 들인 한신이 한국의 투타 거물을 동시에 껴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한신이 이달 하순 열리는 팀 전력보강 회의에서 이대호의 영입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7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보도했다.

이대호와 오릭스가 맺은 2년 계약은 올 시즌 후 끝난다.

오릭스는 팀의 대들보인 이대호를 반드시 잡겠다며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설득에 나선 상태다.

미국프로야구와 일본 내 다른 구단 이적 등 양손에 떡을 쥔 이대호는 시즌을 마치고 나서 거취 문제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는 '꿈의 무대'이고, 오릭스는 재팬드림을 일구게 만든 의리있는 구단이다.

한신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버금갈 정도로 인기 있는 구단이라는 점이 매력포인트다.

한신은 6일 현재 50승 2무 41패를 거둬 요미우리에 이어 센트럴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리그는 물론 일본 12개 구단 중 가장 적은 팀 홈런(53개) 탓에 득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력 보강 1순위로 오른손 거포를 원하는 한신이 이대호에게 눈길을 돌린 이유다.

타율 0.328, 홈런 18개, 60타점을 올리며 오릭스의 주포로 2년 연속 맹활약하는 이대호라면 이 고충을 덜어줄 것으로 한신은 보고 있다.

한신은 이대호의 장타력뿐만 아니라 어느 곳으로든 타구를 보내는 그의 부챗살 타법도 높게 치고 있다.

스포츠닛폰은 센트럴리그에는 퍼시픽리그보다 구장 규모가 적은 구장이 많다며 한신으로 옮기면 이대호의 홈런수도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요코하마스타디움, 고시엔구장의 홈에서 좌·우 펜스까지 거리는 94∼95m에 불과하다.

특히 요코하마스타디움은 이대호가 11년을 뛴 부산 사직구장의 분위기와 흡사하다.

요미우리의 홈인 도쿄돔은 홈런공장으로 유명하다.

나고야 돔 정도만이 큰 구장으로 꼽힐 뿐 이대호의 파워라면 나머지 구장에서 큼지막한 포물선을 그리기는 어렵지 않다.

한신은 내년에 뛸 미국 출신 외국인 선수를 압축한 뒤 검증된 이대호를 놓고 영입 대상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한신은 스카우트를 한국으로 파견해 오승환의 구위를 직접 검증하는 등 영입에 시동을 걸었다.

오승환은 올 시즌 후 구단의 동의를 받아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다.

그간 여러 한국 선수에게 입질만 하고 정작 계약 때는 발을 빼던 한신이 이번만큼은 실제로 움직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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