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두 달 앞두고 혼수비용에 보태려고 새마을금고를 턴 강도가 범행 이틀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11일 대구 동구 신천동 한 새마을금고에 침입해 직원들을 위협하고 56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로 김모(3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3시 10분께 대구시 동구 신천동 한 새마을금고에서 복면을 하고 흉기로 남자 직원을 위협하며 여직원에게 돈을 가방에 넣도록 한 뒤 현금 56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범행 3일 전 해당 새마을금고를 찾아 통장을 만들면서 금고 내부를 살펴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장소를 미리 답사하고 대담하게 범행한 점 등으로 미뤄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공범은 없다.

김씨는 범행 30여시간 만인 지난 10일 오후 10시 20분께 신혼집으로 마련한 대구 동구 신천동 한 아파트 통로에 예비신부와 함께 들어서다가 붙잡혔다.

검거 당시 김씨는 경찰에 별다른 저항은 하지 않았으며, 예비신부는 그가 새마을금고를 턴 범인이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결혼 비용, 사업비 등에 많은 돈이 필요해 평소 주류배달을 하면서 오간 새마을금고를 범행대상으로 삼았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주류 배달사업을 했지만 최근 사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훔친 돈 가운데 600만원은 전자제품 등 혼수 마련에, 320만원은 신혼집 싱크대 공사대금으로, 1100만원은 사업 자금에, 680만원은 지인에게 빌린 돈·카드빚·공과금 등을 갚는 데 사용했다. 김씨가 쓰다 남은 나머지 현금 2900만원은 경찰이 회수했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오토바이를 구입한 매장을 찾고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하는 등의 방법으로 김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남춘현 대구 동부경찰서 형사팀장은 "피의자가 결혼을 앞두고 돈 문제로 심리적 압박을 느낀 듯 하다"며 "도로교통법 위반 외 다른 전과는 없다"고 했다.

한편 새마을금고는 사건 발생 당시 없어진 돈이 3610만원이라고 신고했지만 현금자동인출기와 금고 등을 재확인한 결과, 없어진 돈이 2000만원 가량 더 늘어난 5600여만원인 것으로 최종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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