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전력난으로 연일 비상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충남도의회가 혈세 수천만원을 들여 외유 성격이 짙은 해외 교류를 떠나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전원이 동행, 전례를 찾기 힘든 데다 일정도 을지연습기간(19~22)과 겹쳐 시기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충남도의회에 따르면 이준우 도의회 의장과 김기영 부의장, 유병국 운영위원장, 장기승 문화복지위원장, 이종현 농수산경제위원장, 박문화 건설소방위원장, 이은철 교육위원장 등 의장단 7명과 도의회사무처 직원 3명 등 10명이 오는 24일까지 열흘간의 일정으로 러시아 아무르주와 이르쿠추크주, 중국 옌볜주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15일 출국했다.

이번 방문에는 모두 5300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도의회는 러시아 바이칼 호수를 둘러본 뒤 도내 담수호 관리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표면상으로는 도의회와 우호교류협정을 맺은 아무르주와 옌볜 조선족자치주의 초청에 따른 방문이지만 일정 대부분이 문화유산 탐방과 백두산 견학 등 관광일정으로 짜여 있어 외유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첫날인 지난 15일 방문단은 중국 하얼빈에 도착해 성소피아 성당과 731부대 등 문화유적 탐방 및 하얼빈역 견학일정을 소화했다.

이후 세부방문 일정도 러시아 아무르주 박물관 및 공용무덤 관람, 블라고벤션스크 시내 방범실태 및 야경 관람, 하바로프스크 시내 향토박물관 및 콤소몰 광장 등 재래시장 답사 등으로 짜였다.

방문단원 가운데 일부는 올해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유럽 등지로 해외시찰을 다녀온 지 불과 수개월 만에 다시 외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충남지역 시민단체는 전국적으로 전력 대란이 우려되는 비상상황에서 도의회 의장 등이 외유성 해외 교류에 나선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상선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상임대표는 국외 연수나 해외 교류를 명분으로 외유에 나서는 문제점을 늘 지적해왔지만 여전히 개선이 안 되고 있다면서 자질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 해당 도의원들이 일반 주민정서에 배치되는 특권의식을 가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의회 관계자는 초청을 받아 몇 달 전부터 준비한 일정이었고, 일정을 정하다 보니 을지연습 기간과 겹치게 됐다고 말했다. <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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