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미 빼곤 충분한 경쟁력…언어·문화에도 완벽 적응"

기대주 김영규(18·알메리아)가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 안착할지 주목된다.

김영규는 20일(한국시간) 비야레알과의 2013-2014시즌 프리메라리가 홈 개막전에 교체 출전해 10분 정도를 뛰었다.

만 18세가 되지 않은, 한국에서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선수가 빅리그에 호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움을 자아냈다.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알메리아 감독은 경기가 후반으로 접어들자 김영규에게 몸을 풀라고 망설임 없이 지시했다.

김영규의 기량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으로 풀이됐다.

로드리게스 감독과 김영규는 알메리아 B팀(2군)에서 함께 생활하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A팀(1군)으로 올라왔다.

스페인 축구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감독은 김영규를 애제자로 여기고 있다.

이 관계자는 "김영규가 스페인 선수들과 달리 예절이 깍듯해 사랑받는다"며 "감독 지시를 누구보다 성실히 이행해 큰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규는 후반 38분에 투입돼 경기 종료 때까지 10분 동안 자신의 장기를 과감하게 선보였다.

좌우 측면을 돌파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돕고 상대 수비수를 농락하며 프리킥도 얻어냈다.

김영규는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데다가 빠르고 유연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평가된다.

알메리아에서는 주로 좌우 날개 공격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김영규는 아직 경험이 적어 상황에 따라 영리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노련미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김영규는 이날 출전으로 네 번째 한국인 프리메라리거가 됐다.

앞서 이천수(전 레알 소시에다드), 이호진(전 라싱 산탄데르), 박주영(전 셀타 비고)이 스페인 최고무대에 도전했다.

이들 선수의 도전은 실패로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김영규의 도전은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김영규는 완숙한 선수가 아니라 아직 어려서 발전 가능성이 더 큰 투자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게다가 김영규는 예전의 한국인 도전자들과 달리 스페인 문화에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

김영규는 2009년 말 스페인으로 축구 유학을 떠나 4년 가까이 현지에서 생활했다.

그는 현지 축구학교에 다니다가 2011년 알메리아 16세 이하 유소년 팀에 입단해 체계적 교육을 통해 1군에 올라섰다.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고 스페인 문화, 클럽의 관습에도 완벽히 적응한 상태다.

현지 언론은 최근 그의 잠재력을 내다보고 호의적인 조명을 아끼지 않고 있다.

스페인 스포츠전문지 '마르카'는 최근 '규(Kiu·공식이름)의 꿈'이라는 특집 기사에서 김영규를 상세히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알메리아가 언론의 관심을 유도해 몸값을 높이려고 김영규의 출전을 전략적으로 결정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영규가 쉽게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어린 외국인 선수라서 스페인 기대주보다 빨리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는 어떤 이유에서든 앞으로 주어지는 교체출전 기회에서 스스로 파괴력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전에 첫발을 내디딘 김영규가 프리메라리가에서 주전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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