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의 4개국 순방은 성장 잠재력이 큰 중동·서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우리 기업의 진출 기반 확대를 지원사격한 '비즈니스 외교'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평가된다.

사실상 5박8일간의 강행군을 통해 그동안 왕래가 드물었던 국가들을 직접 방문함으로써 외교적 거리를 좁히는 성과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1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번 순방에서 8일 동안 비행기로만 모두 1만6063마일(2만5851㎞)을 이동했다.

일흔을 바라보는 고령임에도 하루 평균 2000마일 이상을 이동하는 강행군을 거뜬히 소화한 셈이다.

비행기에 탑승한 시간만 해도 환승 소요 시간을 포함해 총 40시간이 넘는다.

고된 일정 속에서 4개국 총리와 모두 회담을 가진 것은 물론 바레인과 카타르는 국왕, 스리랑카는 대통령과 각각 면담 자리를 마련해 국가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2022년 월드컵 특수가 기대되는 카타르에서는 월드컵 관련 최대 프로젝트로 꼽히는 '카타르 통합 철도망 구축사업'의 발주처인 카타르 철도공사 부회장, 사장과도 접견해 한국기업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그 결과 바레인에서 3건, 카타르에서 1건, 스리랑카에서 1건 등 모두 5건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끌어내 세부적인 경제 협력의 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에스원과 바레인 내무부가 서명한 '바레인 도시보안 지휘통제센터' 구축 MOU의 경우에는 건설업에 편중된 중동 시장 진출 분야를 보안·경비업이라는 '블루오션'으로 확장했다는 의미가 있다.

정 총리는 압둘라 빈 나세르 빈 칼리파 알 사니 카타르 총리에게 "월드컵을 대비한 대규모 인프라 건설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요청하는 등 각국 정상과 만날 때마다 우리 기업의 '세일즈'를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단순히 한국 기업의 인프라 사업 수주를 지원한 것뿐 아니라 카타르 자본과 한국 첨단기술을 결합해 제3국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제안해 합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정 총리는 지난달 30일 스리랑카에서 취재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가장 큰 소득이라고 하면 카타르와의 합작진출이다. 그걸 염두에 두고 왔는데 카타르 국왕께서 흔쾌히 수락했다"라고 말했다.

바레인에서는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친 포괄적 협력을 위해 '한-바레인 공동위원회' 설치에 합의했고, 터키에서는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13' 개막식에 참석하는 등 문화외교에도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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