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전 보내 "'총'이란 단어 하나로 내란음모 낙인찍혀"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2일 자신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처리에 앞서 민주당 소속 의원 127명 전원에게 체포동의안 처리 반대를 호소하는 친전을 보냈다.

이 의원은 이날 민주당 각 의원실로 보낸 A4용지 3쪽 분량의 친전에서 "국정원이 저에게 내란음모라는 어마어마한 딱지를 붙여 작년 부정경선 조작에 이어 또다시 반론 기회도 없이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으로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며 "일개 초선 의원이 견디기엔 너무 가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내란음모를 한 적이 없다. 이 변하지 않는 진실이야말로 제가 오늘 버티는 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여론재판으로 저를 한 번 죽이고 체포동의안 처리로 두번 죽여 자신들이 살아보겠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추호의 반성도 없이 적반하장 격으로 저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라며 "부디 국정원 음모를 중단시켜 달라. 저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거둬달라"고 '읍소'했다.

이 의원은 "그 어느 때보다 전쟁위기가 고조됐던 올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나서자는 저의 진심이, '총'이라는 단어 하나로 전체 취지와 맥락은 간데 없고 '내란음모'로 낙인찍혀 버렸다"며 "앞뒤말을 가위질해 선정적 단어만 골라 여론몰이 하는 것이야말로 왜곡, 날조가 아니냐"라고 항변했다.

이어 "어제는 전직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짜깁기 왜곡하더니, 오늘은 심지어 소수정당의 초선 의원까지 제물삼아 자신들의 대선개입 국기문란을 가리려 혈안이 돼 있는 것이 이 나라 국정원"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난 짧은 의정활동은 더욱 더 성실히 국민을 위해 일해야겠다는 마음이 샘솟는 시간이었는데,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급작스레 불어닥친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아직 제대로 된 해명의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며 "언론의 집중포화로 제 목소리와 반론 기회는 철저히 차단된, 재갈 아닌 재갈이 물린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언론에 멍석말이 당하듯 하는 처지에서, 국정원과 보수언론이 무차별적으로 유포하는 허위사실의 백분지 일이라도 변호할 시간을 달라"며 "이번 사건이 내란음모가 아닌, 국정원에 의한 조작 사건임을 꼭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새벽 국회 의원회관을 나간 뒤 오전 다시 복귀, 당 대책회의에 참석했지만 국회 본관 앞 돌계단에서 열린 체포동의안 처리 저지 기자회견에는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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