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시 전자(이재용)-서비스(이부진)-패션(이서현) 유력 관측

성그룹이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이전하기로 함에 따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가 새삼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폐렴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던 점 등으로 인해 이번 패션사업 양수도를 단순히 사업 개편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 삼성그룹의 분할방안은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 및 금융계열사를 맡고,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각각 서비스·중화학계열, 패션·광고계열을 맡는 것이었다.

이런 방안은 이들 3남매가 지금까지 보유한 지분과 직책과도 맞아 떨어졌다. 이 부회장은 그룹내 주력인 삼성전자를 이끌어 왔고,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외에 삼성에버랜드에서 경영전략담당을 맡아 왔다. 이서현 부사장은 제일모직 부사장과 제일기획 부사장으로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모직이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기자 일각에서는 이서현 부사장이 패션에서 손을 뗀다는 전망과 함께 삼성그룹의 분할 구도에 변수가 생긴 게 아니냐는 의문이 일었다.

이 부사장이 패션사업에서 손을 뗄지는 연말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국 파슨스디자인학교를 졸업했으며 제일모직에서 10년이상 패션사업을 해 온 그의 경력을 볼때 패션과 멀어지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이 부사장이 연말 인사에서 삼성에버랜드로 옮겨 패션사업을 전담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소속이 제일모직에서 삼성에버랜드로 바뀌지만 역할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부사장이 패션사업을 그대로 맡게 되면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삼성그룹의 '3분 방안'도 여전히 유효하게 된다.

제일모직의 경우 전자소재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만큼 전자계열사로 분류돼 이재용 부회장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엔지니어링, 삼성건설, 삼성중공업 등 건설계열사들은 한 회사로 통합되기보다는 소폭 업무조정을 거쳐 개별 회사로 있다가 3개 그룹으로 분할시 각각의 그룹에 안분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에버랜드에서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이 각각의 사업을 맡아 경영하게 된다면 그룹의 분할구도에 새로운 시그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그룹을 3개로 쪼개는 것을 당연시했던 기존의 관측에서 벗어나 3남매가 공동으로 그룹을 끌고 가는 실험무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간에서는 삼성그룹의 앞날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삼성그룹에서는 분할 운운하는 데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어 향후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더욱 관심을 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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