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중반이 넘어 올 시즌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한 '늦깎이' 빅리거 임창용(37·시카고 컵스)이 메이저리그 타자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내년 시즌을 기약했다.

임창용은 짧은 첫 시즌을 마감하고 7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많은 카메라 앞에서 다소 굳은 표정을 짓던 임창용은 자신의 팬클럽 '창용불패'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자 그제야 웃음을 지었다.

임창용은 "뜻대로 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재활에 중점을 뒀기에 만족한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힘이 좋다는 거 빼고는 메이저리그 타자라고 특별한 건 없었다"며 "몸만 100%로 돌아온다면 빅리그 타자들도 해볼 만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한·일 두 나라를 평정한 임창용은 지난해 말 컵스와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에 있을 때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연봉이 다른 계약)을 하고 미국으로 넘어갔다.

재활을 하며 루키리그부터 트리플A까지 고속 주파한 임창용은 지난달 8일(한국시간)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프로 선수 생활 19년 만이자 메이저리그 도전 11년 만의 일이다.

임창용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첫발을 디디면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다"며 "많이 긴장했었고 아쉬웠다"고 첫 등판을 기억했다.

더불어 "루키리그부터 시작한 경험이 추억이 될 것 같다"며 "빨리 올라가지 못해 짜증도 났었지만 아직 100%가 아니라는 생각에 참고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임창용은 올 시즌 6경기에 등판해 5이닝 동안 안타 6개, 볼넷 7개를 주고 3실점 해 승·패·세이브 없이 평균자책점 5.40으로 첫 시즌을 끝냈다.

그는 자신의 첫 시즌에 대해 "주로 패전 처리로 마운드에 올라갔기에 올해 성적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며 "재활이 잘됐는지 테스트하고 메이저리그 타자를 분석할 겸 등판했기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고 전했다.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가족 친지와 함께 지낼 예정이라는 임창용은 11월부터는 다시 재활에 들어가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올 시즌 자신의 80%만 보여줬다는 임창용은 "올 겨울 재활 잘해서 100% 실력을 되찾는다면 내년에는 마무리 자리를 맡고 싶다"며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뛰어서 1년 성적을 받아보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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