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하락에도 대출금리 올라…"최소수익 위해 불가피"

저금리 장기화로 이자이익이 갈수록 줄어들자 은행들이 일제히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다.

대출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손실을 메우려고 가산금리 인상을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은 지난달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금리를 평균 3.70%로 받았다. 이는 9월의 주담대 평균 금리 3.62%보다 0.08%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금리 상승은 기준금리가 올라서가 아니라 여기에 붙는 가산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주담대 기준금리는 2.68%에서 2.64%로 0.04%포인트 하락지만, 가산금리를 0.94%에서 1.06%로 0.12%포인트 올려 전체적인 대출 금리가 오르는 결과를 얻었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도 국민은행과 비슷하게 금리를 조정했다.

하나은행의 주담대 기준금리는 2.71%에서 2.66%로 0.04%포인트 하락했지만, 가산금리를 1.07%에서 1.20%로 올려 결과적으로 대출금리가 3.78%에서 3.86%로 상승했다.

기업은행은 주담대 기준금리가 3.17%에서 3.15%로 0.02%포인트 하락했지만, 가산금리를 0.40%에서 0.59%로 높이는 방법으로 실제 대출금리는 3.57%에서 3.75%로 올려 받았다.

우리은행은 주담대 금리는 3.96%에서 3.88%로 하락했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기준금리는 이보다 훨씬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도 가산금리를 올려 금리 하락폭을 반감시켰다.

우리은행의 지난달 주담대 기준금리는 3.06%에서 2.89%로 0.17%포인트 내렸다. 그러자 가산금리를 0.90%에서 0.99%로 0.09%포인트 올려 대출금리 하락폭이 0.08%포인트에 그쳤다.

신한은행 역시 주담대 가산금리를 1.11%에서 1.12%로 0.01%포인트 올림으로써 기준금리의 하락폭(2.65%→2.63%)을 반감시켜 실제 대출금리는 3.76%에서 3.75%로 0.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은행들은 주담대 뿐 아니라 개인 신용대출에서도 대부분 가산금리를 올렸다.

기업은행이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를 0.03%포인트 올려 기준금리 하락(2.28%→2.27%)에도 대출금리는 5.15%에서 5.17%로 올랐다. 국민은행, 농협은행, 외환은행도 각각 신용대출 가산금리를 0.01%씩 올려 대출금리가 0.07~0.17%씩 오르는 결과를 낳았다.

이처럼 너나없이 가산금리를 올린 배경은 은행의 수익성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이자이익의 감소분을 메우려는 것이다.

올해 2분기 국내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8조7000원으로 작년 동기(9조6000억원)보다 9000억원(9.7%) 감소했다. 순이자마진(NIM)은 1.88%로 2009년 2분기(1.72%) 이후로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2011년 1분기 이후의 하락 추세가 이어졌다.

지난 1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NIM은 2분기보다 0.07%포인트와 0.08%포인트씩 내렸다. 25일 실적을 발표한 국민은행의 NIM도 2분기보다 0.11%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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