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진천지역 담당 부장

최근 국가 사적으로 지정 예고된 증평 '추성산성(杻城山城)'이 명칭 논란에 휩싸여 주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증평군내 첫 국가 사적 지정예고라는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말이다.
문화재청은 증평군 도안면 노암리에 한성백제 때 축조된 토성(土城)을 지난 21일 국가 지정문화재(사적)로 지정 예고하면서 기존 '이성산성(二城山城)'으로 불리어 온 이 토성의 이름을 '추성산성'으로 변경해 고시했다.
명칭 변경과 관련, 문화재청은 이 일대가 조선시대 전(全) 시기에 추성산으로 불려 왔던 점을 고려해 ' 추성산성'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충북도 문화재전문위원인 강민식(청주 백제유물전시관 학예사) 박사가 이성산과 추성산이 별도로 존재하고, 이 일대에 토성이 확인된 것도 일제 강점인 만큼 이성산성으로 명명 하는 게 옳다고 주장하면서 명칭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한 근거로 강 박사는 이성산이 역사적 자료에 등장한 것은 1899년 제작된 '청안현읍지'로 이 책자에는 두타산의 인근에 추성산과 이성산을 별도로 기록돼 있다고 제시했다.
강 박사는"1937년 나온 '조선환여승람'에도 '추성산'은 군 서쪽 20리에 있고 '이성산'은 군 북쪽 15리에 있다는 기록이 있고, 일제 강점기 이후에 만든 각종 지도에 이 일대가 계속 이성산 표기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토성이 추성산이 아닌 이성산에 있다는 주장의 근거로 이 토성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도 일제 강점기인 1942년 조선총독부가 편찬한 '조선 보물고적 조사 자료라고 덧붙였다.
명칭 변경을 놓고 학계 전문가와 기존 명칭에 익숙했던 주민들이 의구심을 보이면서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정작 본질은 사적 지정 후다.
한 번 정해지면 바꾸기가 쉽지 않은 문화재 명칭도 중요하지만 지역경제와 관광활성화를 도모키 위한 이 산성을 행정기관과 군민들이 어떻게 활용할지 명칭 논란과 함께 숙의가 필요한 시기다.
단순 국가지정 문화재란 소재 갖고는 지금과 별반 다를 것이 없기에 체계화된 관리를 바탕으로 한 명소로의 발돋움만이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상일 것이다.
내 고향, 내 지역 문화재가 올바른 명칭과 함께 관광명소로 전 국민에 각인될 수 있도록 여론을 집중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증평/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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