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일 운명의 커다란 운석이 떨어졌어요. 폭탄이 터지면 귀가 멀고 눈이 먼 다음에야 상황을 알 수 있다고 하죠? 그 당시에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리고 몇 달이 지나 제 자신과 대화하기 시작했어요.”
국민 언니 멘토는 여전히 강했다. 강연을 시작한 그녀는 때론 윽박지르고 때론 웃기고 때론 어루며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과장된 제스처와 똘끼가 있다’, ‘다 뻥이다등의 거친 말투도 여전했다. 700여석의 객석이 빼곡이 차고도 자리가 모자라 서거나 바닥에 앉아 강연을 듣는 관객들의 모습은 마치 김미경쇼에 온 듯 했다.
지난 3논문 표절논란에 휘말렸던 충북 증평 출신의 인기 강사 김미경(49)씨가 논란 이후 처음으로 고향의 강단에 섰다. 지난 26일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본부장 오경숙) 주관으로 열린 새일을 찾는 여성들을 위한 취업특강에서 강연한 것이다.
기업교육 강사이며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드림온(Dream On)', '언니의 독설' 등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다. 지난 1,2월 자기계발서 부문 판매 순위 집계에서 15위 안에 그의 책 네 권이 올라 있을 정도로 인기가 정점을 찍었으나 지난 3월 이화여대 석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지면서 출연하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고 강의를 중단했다.
이날 김씨는 이걸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말문을 연 뒤 논문 표절 논란과 그 이후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기사가 나올 당시 가족들과 대화할 시간이 없었고 건강에도 적신호가 왔고 강연할 콘텐츠도 거의 떨어져 갔다. 그런데 멈출 수가 없었다덕분에 내 인생이 많이 바뀌었다. 너무 가고 싶었던 미국을 가서 3개월 동안 하루 네 시간만 자며 고시생처럼 영어 공부를 했고 그동안 못 읽었던 책들도 다 읽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선택에 대해 계속 얘기해 왔는데 꿈만 갖고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도저히 꿈꿀 수 없는 상황에 갇힌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꿈꾸기 편한 상황의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강연한 못된 강사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생각을 8개월간 계속 했다고 말했다.
3월 이후 운명에 집중하며 운명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는 그는 어떤 운명도 쓰기 나름이다. 운명과 싸우면 백전백패하기 때문에 잘 쓰다듬어야 한다결혼이나 일하는 시기 등은 정해진 것이 아니고 자기에게 맞는 운명의 시계가 따로 있으니 내 시계에만 집중하고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날 한시간 반 가량 이어진 강연에서 피아노 개인 과외에서 시작해 강사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 IMF의 영향으로 모든 강의가 취소되며 일어난 시련, 고등학생 아들이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게 된 사연 등을 이야기 했다.
그는 “21년 전 처음 강사를 할 때 왜 했냐면 그냥 한 것이다. 그저 작은 바람을 가졌을 뿐이고 확신은 30%도 되지 않았다어떤 선택도 100% 만족을 줄 수는 없다. 선택은 그냥 선택일 뿐이고 선택의 한 다음날 아침의 내 행동이 선택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택에는 방해꾼이 있기 마련이고 방해꾼을 무시하는 방법은 내 얘기만 듣는 것이라며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으며 내면에 있는 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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