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 서울중앙지검장 인선 등 고위간부 인사 조기 단행

김진태(61·사법연수원 14) 신임 검찰총장이 2일 취임하면서 조만간 검찰 고위직을 포함하는 대대적인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근 전례를 찾기 어려운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여서 이번 고위 간부 인사가 검찰 내 갈등과 혼란을 추스르고 조직을 일신하는 기폭제가 될지 관심을 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아들' 의혹으로 9월말 중도 퇴진한 이후 전국 검찰청을 지휘하는 대검찰청은 2개월여 동안 차장검사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설상가상' 지난달 조영곤(연수원 16) 서울중앙지검장은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에 대한 '외압 논란' 끝에 자진 사퇴했다.

주된 관심사는 고검장 및 검사장급 고위 간부에 대한 인사 폭과 인선 내용이다.

검찰 관행상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이른 시일 안에 김진태 총장과 만나 검찰 인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달 중순 이후 검찰 안팎에서는 이달 910일께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총장 취임이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인사 시기나 규모에 대한 논의도 여러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원안적인 형태로는 새 총장이 취임한 뒤 장관과 의견을 나누고 이른 시기에 인사를 단행하는 방안이 손꼽힌다.

다만 과거 전례를 보면 총장 취임 직후 뿐 아니라 직전에 인사를 한 사례도 있으며 취임 23주 뒤에 인사를 한 적도 있다.

검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인사 문제는 꼭 무엇이 어떻게 돼야 한다,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차원으로 볼 것은 아니다""어찌 보면 선택의 문제이며 위에서 방침이 정해지면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핵심 보직인 서울중앙지검장에 누가 임명될 것인지, 검사장급 이상 간부의 이동과 승진 폭이 관건이다.

총장 후보로 추천됐던 연수원 152명인 길태기 대검 차장과 소병철 법무연수원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관행상 사법연수원 동기가 총장에 오르면 동기생들은 용퇴하는 사례가 많았다. 다만 검찰 조직의 급격한 변화가 우려될 경우 일정 기간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이번의 경우 총장과 동기는 아니지만 총장 자리를 놓고 경합했다는 점에서 거취가 관심이다. 이들이 퇴진할 경우 고위간부 인사 폭이 늘어난다.

그러나 이럴 경우 김 총장의 임기 도중에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할 수요·여지가 줄어든다. 따라서 15기가 내년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들은 총장 바로 아랫기수인 만큼 각종 현안을 놓고 의중을 교환할 '고참'이 사라진다는 점이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조영곤 지검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급)에는 연수원 16기와 17기 고위 간부들 중 한 명이 임명될 전망이다.

과거 서울중앙지검장은 대검 중수부장·공안부장, 법무부 검찰국장과 함께 검찰 내 '4'로 분류됐지만 중수부 폐지 이후 '원톱'으로 꼽힐 만큼 비중이 커졌다.

현재 고검장급으로는 16기에 국민수 법무부 차관, 임정혁 서울고검장, 이득홍 대구고검장, 김현웅 부산고검장이 있고 17기에는 김경수 대전고검장, 박성재 광주고검장이 있다.

1617기 검사장 중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 다음으로 큰 지검을 맡은 김수남(16) 수원지검장, '특수통'으로 손꼽히는 최재경(17) 대구지검장, '공안통'인 김희관(17) 부산지검장·송찬엽(17) 대검 공안부장 등이 있다.

대검 중수부의 폐지로 신설될 반부패부의 초대 부장(검사장)으로 누가 임명될지도 관심 사안이다. 반부패부는 직접 수사 기능은 없지만 일선 검찰청의 특별수사를 지휘·감독·지원하는 '사령탑' 역할을 맡는다.

연수원 16기에서 고검장이 아닌 7명 중 일부와 17기 검사장 일부가 고검장으로 얼마나 진입할지, 연수원 19·20기에서 검사장 승진자가 얼마나 배출될지, 첫 여성 검사장이 나올지 등도 주목거리다.

첫 여성 검사장 후보로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로 두 번 일했고 법무부 과장 등을 역임하며 검찰 내 '여성 1' 기록을 세워온 조희진(51·연수원 19)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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