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복(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

 최근 북한은 정치적 목적과 내부불안을 잠재우기위해 2인자까지 절대 권력의 희생양으로 삼아 공개처형을 하는 등 극도의 정정(政情)불안과 공포정치의 단면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다. 이에 대하여 국방부 장관은 도발의 전조(前兆)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북한 국방위는 우리 일부단체의 김정은 비판에 대하여 ‘예고 없이 타격하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오판(誤判)하여 어떤 도발을 일으킬 경우 곧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는다 누가 보장할 것인가.

 지금 북한은 3대 세습에 따른 후계구도의 불안정성으로 유일무이(唯一無二)의 절대 권력조차 굳건하게 자리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체제이상 징후(徵候)가 도처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마디로 유일영도체제가 비상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북한의 예기치 못한 급변사태와 전면적(全面的) 또는 국지적 (局地的)도발 가능성이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주변 열강들은 경쟁적 군비확장과 계속되는 영토분쟁으로 하루도 편할 날 없는 일촉즉발(一觸卽發)의 형세(形勢)를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우발적 도발을 막고 폐쇄(閉鎖) 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한반도 주변 열강들 간의 불필요한 대립을 미연해 방지할 수 있는 ‘동북아안보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급박한 외부 정세는 아랑곳없이 각종 갈등(葛藤)과 반목(反目)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다. 왜? 그렇게 됐는지 상황(狀況) 논리를 따지기보다 단순히 좋다 싫다 의 이분법적 논단과, 막말 공화국이라 할 만큼 저급한 막말행태가 횡행(橫行)하고 있다.

 정치권은 모든 사태를 그저 자신들의 유불리(有不利)로만 접근하고 해석한다. 나보다 상대에게 유리하다 싶으면 어떠한 국가적 이익이나 손해를 염두에 두지 않고 오직 정쟁의 대상으로 격하(格下)시켜 버린다.

 벌써 몇 년째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제주도 강정마을을 비롯, 국정원개혁, 철도노조 파업 등 민감한 이슈들이 사회 전반에 걸쳐 국민 간 갈등의 골을 심화시키는 대척점(對蹠點)에 서있다. 그러므로 ‘박근혜정부’는 더 이상의 국론분열을 막고 갈등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과 함께 국민모두가 참여하는 ‘소통의 장’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과거 정쟁으로 국가를 망국의 늪에 빠뜨린 전력을 가지고 있다. 또다시 잘못된 역사의 전철을 되풀이 하려는가 반성할 일이다. 

 어느 역사학자에 따르면 인류에게 문자 기록이 생겨났을 때부터 5,500년간 1만 4,531회 전쟁이 일어났으며 36억4,000만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전쟁은 인간의 생사(生死)와 국가의 존망(存亡)을 결정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이르게 한다. 작금(昨今)의 우리 현실이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중차대한 시점임을 부인 할 수 없다.

 


 우리에게 전쟁하면 6.25를 빼놓을 수 없다. 1950~1953년에 걸쳐 이어진 전쟁은 수백만 명의 전사자와 수천만의 이산가족, 그리고 엄청난 경제적 물질적 피해는 물론, 동족상잔(同族相殘) 이라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우리민족 에게 안겨주었다. 당시 전쟁으로 인한 남북이산가족이 아직도 휴전선이 가로지른 철조망 너머로 기약 없는 만남을 고대하며 남은 생을 살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이라는 비극, 분단이라는 비극이 되풀이 돼서는 안 될 일이다. 

 요즈음 한반도 정세(政勢)가 매우 혼란스럽다. 어떤 학자는 근세 말엽보다 더 위중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영향으로 대륙과 해양세력 으로부터 끊임없는 침략의 대상이 되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속설이 있다. 지금이야말로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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