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골 마을 소년 봉칠이와 개 꺼먹이의 좌충우돌 도보 여행기가 펼쳐진다.
아동문학가 이영두씨가 최근 곰배령 봉칠이를 발간했다. 32권의 작품집을 펴내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이씨가 6회에 걸쳐 아동문예에 연재한 소년소설을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작품은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 위치한 곰배령을 배경으로 한다. 우리나라에서 생태 보존이 가장 잘돼 야생화의 천국이라 일컬어진다는 이곳에는 봉칠이와 엄마, 그의 동반자인 개 꺼먹이가 산다.
어느 날, 봉칠이는 꺼먹이와 함께 고향 곰배령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2년 전 남편을 떠나보내고 봉칠이에게 모든 희망을 걸고 사는 엄마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한 것. 가진 돈이라고는 한 푼도 없는 봉칠이는 오직 유일한 생계수단인 구두닦이에 의존해 원주까지 걸어가기로 하고, 이렇게 봉칠이의 무모하지만 용기 있는 도전이 시작된다.
이씨는 작품을 쓰기 위해 봉칠이가 28일 동안 걸어온 길을 실제로 세 번에 걸쳐 답사하기도 했다. 봉칠이는 곰배령 설피밭골부터 시작해 구룡령, 하뱃재, 횡성을 지나 원주까지 간다. 봉칠이를 따라 지도를 찾아가보며 작품을 읽는 것도 재밌겠다.
사람인 봉칠이와 동물인 꺼먹이가 마음으로 말을 주고 받고, 아름다운 교감을 나누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뻥새, 으름, 뱁새, 구룡령, 밤도깨비, 주주리재 등 다양한 자연 속의 명칭들과 우리말 지명들이 등장해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김형식 아동문학가는 “‘곰배령 봉칠이는 순수한 동심과 행복한 삶을 키워가는 과정을 순수하고 진솔하게 물 흘러가듯 때로는 격한 폭포수 떨어지듯 자신도 모르게 빨려들어 가게 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씨는 주인공 봉칠이가 자신감을 키워가는 과정을 나약한 요즘 어린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지금까지 붓을 놓지 않고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해왔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씨는 충남 서천 출생으로 충주 성남초 교장을 지냈으며 현재 충북숲속아동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7회 현대아동문학상, 4회 충북숲속아동문학상, 6회 천등아동문학상, 대통령표창, 황조근정훈장 등을 받았다. 동극집 2권과 동화집 26, 희곡집 1권 등 32권의 책을 펴냈다.
아동문예, 227, 12000.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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