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난다고 집을 나선 여고생이 보름째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특히 이 여고생 실종과 관련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던 50대 남성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경찰은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친구 만나러 갔다 올게사라진 여학생

청주청남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실종된 이다현(18)양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한 수사를 벌여왔지만 현재까지 소재를 확인하지 못해 13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은 1월 29일 낮 12시께 친구를 만나겠다고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고 이양의 가족은 하루가 지난 30일 밤 9시께 실종신고를 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과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이양이 집을 나선지 30여분 뒤인 29일 낮 12시 30분께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충북대 중문 인근을 지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위치가 확인된 곳은 지난해 말까지 이양이 취업준비를 위해 4개월 동안 머물렀던 고시텔 주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양의 휴대전화는 이양이 실종된 당일 밤 10시께 택시기사에 의해 발견됐으며 지난 3일 가족에게 전달됐다.

경찰은 이 고시텔과 이양의 실종이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별다른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또한 이양이 고시텔에서 지내면서 알고 지내던 고시텔 관리인 한모(50)씨가 이양이 실종된지 하루 만인 30일 새벽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이번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소재파악에 나섰다.

유력한 용의자 자살미궁에 빠진 수사

하지만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라고 지목했던 한씨가 지난 12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실종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이날 오전 6시 10분께 인천 남구 도화동의 한 공사현장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한씨는 사기혐의로 지명수배가 된 상태였으며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홀로 고시원 생활을 했다한씨는 이양 실종 하루 만인 1월 30일 오전 6시께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청주에서 홀로 인천으로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에 도착한 한씨는 이날 자신의 차량을 처분했으며 이어 오후 2시 32분께 이양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정작 통화는 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한씨가 이양을 납치하거나 해를 가하는 등 범죄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차량과 한씨가 묵었던 고시텔을 찾아 정밀감식을 벌였지만 범죄와 관련된 단서를 찾지 못했다.

휴대전화 내역 복원 쉽지 않아단순가출 가능성도

경찰은 지난 3일 발견된 이양의 휴대전화를 복원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보려 했지만 한씨와 몇 차례 주고받은 통화내역만을 파악했을 뿐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문자메시지 내용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경찰은 숨진 한씨의 휴대전화를 확보 통화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양이 취업을 핑계로 집을 나간 뒤 고시텔에서 생활을 해 왔고지난 12월 20일 집에 다시 돌아왔으며 종종직장을 구하면 멀리나가 살고 싶다고도 말했던 점을 토대로 경찰은 단순가출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경찰은 사건의 빠른 해결과 이양의 신변안전 등을 고려공개수사를 결정했다.

경찰관계자는 숨진 한씨가 범죄에 관련돼 있었다면 이양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단순 가출 가능성도 있지만 이양이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있어 공개수사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양은 키 155㎝ 정도에 단발머리를 하고 있으며 집을 나갈 당시 흰색 계통의 무스탕 점퍼와 검정 스키니 바지를 입었고 감색 계통의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사건과 관련된 목격자 제보는 112나 청주청남경찰서 043-280-1656으로 하면 된다.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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